[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최근 친환경·자율무인 선박 등 첨단 기술 확보를 위해 각국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선급 고급 기술 인력들의 해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직처는 대개 영국과 미국, 유럽 선급과 기업들로 국내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농립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준호 의원이 한국선급으로부터 제출받아 10일 공개한 ‘재취업 현황’ 자료 분석 결과 2012년 이후 한국선급의 기술자 19명이 해외 경쟁 선급인 영국 로이드선급, 미국 ABS 선급 등으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취업자 중 근무경력이 가장 길었던 기술자 A씨는 16년5개월 근무 뒤 2014년 로이드 선급으로 이직했다. 2년 경력의 B씨도 2015년 로이드로 옮겨갔다. 그밖에 9년1개월 근무 경력을 바탕으로 ABS 선급으로 이직한 C씨 등을 포함해 총 13명이 외국 선급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선박 첨단기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선급의 고급기술인력들의 해외 유출이 심각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사진은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한국선급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선급업체 외 8년6개월 근무 후 네덜란드로 기술이민을 간 경우도 있었다. 기업으로의 이직도 적지 않다. 12년4개월 경력을 보유한 기술자 D씨는 지난해 독일 선사로 옮겼고. 5년4개월 근무한 E씨는 지난 7월 해외 기업으로 아예 취업 이민을 갔다. 이 외 미국 석유기업 쉐브론, 노르웨이 호그 등으로의 이직이 확인됐다.
이들은 대개 고급기술을 보유한 선박기술자들이다. 이들이 한국선급에서 획득한 기술력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외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해외로의 이직이 잦은 이유가 외국선급이 기술자에 대한 보수나 처우가 더 좋기 때문에 한국선급 경력을 바탕으로 해외로 이직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전언도 나온다.
윤 의원은 “특히 이번 자료는 모든 퇴직자를 상대로 한 전수조사가 아니라 선급 측의 자체 조사 결과라는 점에서 실제 퇴직자의 해외 이직 사례는 더욱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내 고급 기술자들이 외국으로 이직함에 따라 국내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며 “기술자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