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글로벌 경기 부진 영향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4분기 가계·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자료/한국은행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23으로 지난 2018년 2분기(27)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13으로 3분기(10)보다 높아졌다. 이는 글로벌 경기 부진 영향으로 기업 수익성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30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에 따라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이 높은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가계의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0을 유지했지만 경기부진에 따른 소득 개선 제약 등의 영향을 받아 올해 4분기에는 1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2로 전반적인 대출태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출태도지수는 한은이 최근 199개 금융기관 여신총괄담당자를 대상으로 전자, 우편 등을 통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로 지수(100~-100)가 플러스(+)면 대출을 완화,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은 14일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4분기 우리 가계와 기업의 신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강남역 인근에서 바라본 도심. 사진/뉴시스
다만 가계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7)에 비해 소폭 강화될 전망이다. 이는 대내외 경기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오는 2020년 신 예대율 규제가 도입되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도 -3으로 소폭 강화될 전망이지만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7로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이는 우량 중소법인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리스프레드가 줄어들거나 한도가 증액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4분기 대출수요는 대기업은 0으로 대출수요가 중립수준을 보이는 반면 중소기업은(17)로 전분기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높아지고 운전자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설명했다. 가계 대출 수요는 시장금리가 하락한 가운데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10)과 일반대출(13)으로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권의 대출태도는 상호금융조합(-19), 신용카드회사(-13) 등에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여신 건전성 관리 강화와 지난 6월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가계부채 관련 규제 등으로 대출 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 7월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상호저축은행(4)은 시장금리 하락으로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함에 따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태도를 소폭 완화할 전망이다. 생명보험회사(-1)는 대출태도가 크게 변동하지 않을 전망이다.
차주에 대한 신용위험은 상호금융조합(26), 신용카드회사(19), 상호저축은행(16), 생명보험회사(12) 등 모든 비은행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채무상환능력 저하와 지방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른 담보 가치 하락 등이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별 대출수요는 대체로 줄어들 전망이다. 상호금융조합(-11)과 상호저축은행(-8)은 경기 둔화 등에 따른 기업의 자금수요 부진 등으로 대출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신용카드회사(13)는 생활자금 수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