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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미·중 분쟁, 한국 성장률 0.4%p 끌어내려"
IMF 연차 총회 동행 기자단 간담회…"관세부과, 한국 수출 직접 제약 0.2%p"
입력 : 2019-10-21 오전 8:07:2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중 무역 분쟁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0.4%p 낮췄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현지시각) 미국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각국 대표들과 기념사진 촬영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총재는 18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주요 20개국 협의체(G20) 재무장관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 참석 동행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는 한은 조사국이 미-중 무역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7월 이후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0.4%포인트의 하락분 가운데 미중 간 관세부과 등으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을 따진 무역 경로를 통한 하락 효과가 0.2%포인트,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투자와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함에 따른 영향이 0.2%포인트로 추정됐다.
 
이 총재는 "미중 양국 수출 비중이 워낙 커 두 나라가 붙은 분쟁에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다"면서 "0.4%p는 결코 작지 않다. 미국과 중국 양 당사국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본 나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현지시각) 미국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각국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여기에 한국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경기 부진까지 가세했다. 한국 기업의 설비 투자도 반도체와 연관이 큰데 반도체 경기가 나쁘니 수출도 부진하다"면서 "올해 성장률 둔화는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등 대외 요인 악화 탓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년도 성장률은 다소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부분적 합의를 하면서 최악은 면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있고, 내년 중반에는 반도체 경기도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며 “그렇게만 된다면 내년 경제 성장세는 올해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기준금리 인하 문제를 놓고는 “물가와 경기만 보면 진짜 금리를 낮출 상황이 됐다”면서도 “금리는 지금도 낮은데 제로(0) 금리까지 가기에는 아직도 여러 가지 조심스러운 문제들이 있다. 정책 여력이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고 막상 경기침체가 왔을 때 제일 먼저 움직여야 할 중앙은행이 정책 수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p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어 “0% 내외 물가 상승률이 한두 달 정도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이 낮은 것이 중앙은행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됐다. 통화정책으로 물가를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 현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는 아직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내년 전망을 아직 안 내놔 아직 모르지만 내년 전망은 다음 달에 하면서 일본 영향을 어떻게 볼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열 총재는 한국 경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대외 불확실성'을 꼽았다. 미-중 무역 분쟁과 반도체 경기 모두 올해보다 내년이 낫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있지만 실제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그는 "지금까지 전망해왔던 것이 예상을 벗어나서 안 좋은 쪽으로 갔다"면서 "현재로서는 경각심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어떻게든 잘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백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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