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면서 외국 자본의 유출 우려 완화 등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한은 기준금리와 연준 기준금리 차이가 좁혀지면서 금리 인하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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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3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한 상황점검회의 주재 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대체로 시장의 기대에 부합했다"고 말했다.
윤 부총재는 "파월 의장의 입장에 대해 시장은 도비시(통화완화)하게 평가했다"며 "이에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와 관련해서는 "의결문에서 그동안에 있었던 '확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적절하게 행동하겠다'는 내용이 '앞으로 정책금리 경로를 모색하겠다'는 내용으로 바뀐 부분은 호키시(통화긴축)하게 해석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후문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관련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준은 30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을 기존 1.75~2.0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사진/뉴시스
연준은 9월 성명서까지 등장했던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히 행동하겠다'는 문구를 30일(현지시간) 삭제했다. 대신 '목표 범위의 적절한 경로를 평가하겠다'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상황 관련 정보가 우리 전망과 일관되게 유지되는 한, 현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윤 부총재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성장세 지탱에 도움이 되고 세계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우리 경제에도 일정 부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문가들 역시 미 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가 당장 시장장가격이나 자산 가격에 영향은 주지 않겠지만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 여지를 열어두면서 한은 입장에서 언제든든 추가적 정책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 여력이 확보됐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파월 의장은 전날부터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금리 인상 또는 인하) 어느 쪽으로 움직여야하는지에 대한 강한 근거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30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번 인하결정은 경제성장을 받쳐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상반기 2.6%였고 3분기에는 다소 하락한 1.9%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성장률 2%선을 지키기 위한 조치인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결정에 따라 한은 기준금리와 연준 기준금리 차이는 0.25~0.50%p로 좁혀지게 됐다. 금리 인하 여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윤 부총재는 이날 "우리 통화정책에도 그동안에 있었던 자본유출 우려 등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는 여지는 보여진다. 한은은 통화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면서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영할 것"이라며 "연준의 이번 결정이 우리의 통화정책 기조를 크게 바꿀 만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0월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한미간 금리격차에 따른 우려가 높았지만 연준에서 적극적으로 올해 세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면서 국내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상당폭 줄었고 한은의 정책 여력 자체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 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의 변화는 단기적인 상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은의 금리인하 기대도 약화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한은은 추가 완화 여부의 조정과 관련해 2차례 금리인하 효과의 확인이 필요하고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의 효과가 크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월 금통위에서 성장 둔화에 대응해 단행된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고려하면 성장의 추가 악화가 확인되기까지 한은의 금리인하는 상당기간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의 기조 자체가 단기적으로 미국과 동조적 흐름을 보일 테지만 추세적으로 강하지 않을 것이며, 과거보다 평균치보다 높으면 매수세보다 높은 수준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질적으로 중기적으로는 봤을 때는 내년 1분기 상황까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