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의 판매관리비(판관비)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인건비 감축이 실적 관리에 중요한 관건으로 떠올랐다. 인건비는 판관비의 60~70%를 차지하는 까닭에 일시적 증감이 매출 등락의 주요한 요인이다. 금융사들은 희망퇴직·일자리 창출 압박 등 장·단기적 인건비 변동을 계속 마주하고 있어 리딩뱅크 경쟁을 위한 속내가 복잡하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누적기준 3분기 판관비 총액은 13조65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1조394억원) 증가했다. 4대 지주의 판관비 총액은 2016년 3분기 11조6210억원에서 2017년 12조4526억원, 2018년 12조6113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B지주의 누적기준 올 3분기 판관비는 4조45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382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가 3조6300억원으로 9.9%(3270억원) 늘어났고 하나금융이 2조9880억원으로 4.9%(1400억원), 우리금융이 2조5760억원으로 7.9%(1900억원) 증가했다.
KB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쏠릴 희망퇴직인원의 퇴직금 반영을 회계상 비율보정을 위해 1분기와 나누다 보니 반대로 올해 퇴직금과는 겹쳐져 규모가 늘었다"며 "인건비 외에도 김포통합IT센터, 더케이프로젝트 등의 인프라 구축비용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금융지주들의 경영 효율화를 위한 움직임은 어려워지고 있다. 영업채널이 비대면으로 변화함에 따라 유휴 지점수와 이에 따른 인력 활용 방안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지난 2017년에는 1인당 은행방문 횟수가 연간 7회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환경변화에 따라 금융지주들의 영업이익경비율(CIR)도 1년 새 평균 0.9%포인트 나빠졌다. CIR은 금융사가 영업이익 대비 판관비를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비용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지를 나타낸다. 비율이 낮을수록 경영 효율성은 높다.
올 3분기 기준 KB지주의 CIR이 51.6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1%포인트(48.6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0.6%포인트, 1.3%포인트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지주의 CIR은 42.6%을 기록해 전년 대비 1.3%포인트 개선됐다.
은행 내부에서는 인력 재교육과 재배치를 통해 대응방안을 찾고자 하지만 최근 디지털 인력의 전문성이 부각되고 있어 효율성 재고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사들이 높은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희망퇴직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모색하고 있는 이유이다.
동시에 호실적에 빗대 금융사들은 당국의 일자리 창출 압박도 함께 받고 있다. 지난 6월 금융위는 ‘금융권 일자리 창출효과 측정 계획’을 발표하고 그 결과를 지난 17일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건비 상승률이 연간 2% 수준에 머물기 때문에 고용 증가, 희망·명예퇴직 등 외부적 요인들이 환입되면서 판관비 변동에 주요하게 작용한다"며 "1인당 생산성 증대 등 경영 효율성을 높여 CIR을 낮추는 방안이 최선이나 단기간의 변화는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지점 영업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