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시즌(Seezn) 출시하며 국내 OTT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인터넷(IP)TV 1위 사업자로서 콘텐츠 협상력이 우위에 있는 점을 활용,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CJ 콘텐츠를 아우를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성장성은 무한대로 점쳤다. KT의 OTT 공세로 지난 9월 출범함 SK텔레콤·지상파3사 OTT 웨이브와 CJ ENM의 티빙, 글로벌 사업자 넷플릭스와 승자게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KT는 28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OTT 시즌을 공개했다. KT는 이 자리에서 개방형 플랫폼으로서 OTT 허브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대신 각각의 OTT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를 한 데 어우를 수 있는 확장성을 특징으로 내세운 것이다. 8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IPTV와 콘텐츠도 공조한다는 계획이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은 "고객에게 훌륭한 사용성을 주고, 국내 콘텐츠제공업체(CP)들과 콘텐츠를 계속해 수급할 수 있는 회사가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픈된 환경에서 다양한 CP들과 협업하는 시즌은 콘텐츠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이 28일 자사 OTT Seezn(시즌)의 강점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KT
내년 CJ ENM과 JTBC 등 CP간 협업한 OTT 출시로 콘텐츠 수급 문제가 지적되자 김 단장은 "내년까지 국내 CP들의 콘텐츠가 확보된 상태여서 문제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현중 KT 모바일미디어사업담당 상무도 CJ와의 협력관계가 돈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중순 티빙채널이 시즌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채널이 110개에서 200개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KT는 OTT 월정액 가격에도 승부수를 뒀다. 시즌의 가장 저렴한 요금은 월 5500원으로 국내 주요 OTT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요금제 동시접속 회선은 없지만 상위 요금제 상품에 대해서는 주문형비디오(VOD)와 콘텐츠팩 구매권을 제공한다. 차별화된 인공지능(AI) 콘텐츠 추천 기능도 도입됐다. 사용자의 얼굴표정을 분석해 기쁨, 슬픔, 화남 등 기분에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추천하는 것이 중심이다.
표/뉴스토마토
국내 OTT 시장에 KT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9월 SK텔레콤과 지상파3사의 합작으로 출범한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다른 OTT와 달리 실시간 지상파 채널을 볼 수 있고, 다시보기도 본방 시작 5분 만에 VOD를 제공하는 퀵 VOD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를 주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2023년까지 3000억원을 콘텐츠에 투자할 계획이다.
CJ ENM의 티빙은 tvN, Mnet, OCN 등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내년에는 JTBC와 OTT 합작법인(JV)도 설립한다.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통합 서비스하겠다는 것이다. 거대 CP간의 만남으로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도 방송사업자 시청점유율 산정결과에 따르면 CJ ENM은 KBS에 이어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JTBC는 종편가운데 1위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로 승부수를 뒀다. 최근에는 CJ ENM, JTBC 등 국내 창작 커뮤니티와 잇달아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다양한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 발굴·제작에 나서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OTT의 본질은 콘텐츠의 다양성, 개인화, 사용의 편의성으로 승패가 귀결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이 격화되면서 가격 경쟁으로 치닫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