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른 '클라우드 게임'에 대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아직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은 PC와 모바일 등 기기에 설치할 필요 없이 스트리밍 형태로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다. 최근 PC와 모바일, 콘솔의 경계를 넘나드는 멀티 플랫폼, 탈 플랫폼 행보를 보이는 국내 게임사들도 클라우드 게임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펍지는 이달 들어 북미와 유럽 지역에 자사 게임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국내 서비스 도입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펍지 관계자는 "해외 일부 지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국내 지원은 결정된 바 없다"며 "국내뿐 아니라 각 지역별 상황이나 고객 니즈에 맞춰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경계 허물기에 적극적인 엔씨소프트도 본격적인 클라우드 게임 출시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엔씨는 '리니지2M'을 출시하며 PC-모바일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고, 향후 엔씨가 출시하는 모든 게임에 크로스 플레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엔씨 관계자는 "PC 게임인 리니지를 모바일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스트리밍하는 예티 서비스를 론팅했지만, 본격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아직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장 국내 시장에 클라우드 서비스가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은 이미 게임을 유통하고 과금할 수 있는 모델을 가지고 있다"며 "클라우드 서비스는 이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이라 특별한 혜택이 없는 한 대중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엑스박스를 론칭할 때도 킬러 콘텐츠 확보를 위해 전력을 다했는데, 클라우드 게임도 킬러 콘텐츠 확보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국내 게임사들이 패키지 게임보다 부분 유료화 방식의 온라인·모바일 게임 중심으로 개발하는 만큼 당장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애플 아케이드를 시작으로 지난달 구글 스태디아가 정식으로 선보이면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MS도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엑스클라우드'를 내년 출시 목표로 시범운영 중이고, 아마존 역시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내년 콘텐츠산업을 전망하는 세미나에서 클라우드와 5세대(5G) 이동통신 등으로 인해 게임 스트리밍과 그에 따른 구독 서비스가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서 클라우드 게임을 포함한 다양한 게임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