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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 잡아라…글로벌 동맹 가속화
완성차-배터리 기업간 합작 법인 설립 등 잇달아
입력 : 2020-01-2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동맹이 가속하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배터리 확보를 원하는 완성차 업체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바라는 배터리 기업 간 협력이 두드러진다.
 
20일 완성차·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LG화학은 수조원을 투자해 배터리 공장을 함께 세우는 것을 추진 중이다.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양쪽이 지분을 반반씩 나눠 갖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이 "아직 확정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다각적인 미래 협력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만큼 규모와 방식의 문제일 뿐 합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생산체제·합작법인 현황.자료/LG화학
LG화학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미국 1위 자동차 업체인 GM과 합작 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 법인은 양측이 각각 1조원을 출자하고 단계적으로 총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 50만대 규모인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 타운(Lordstown)에 설립될 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LG화학은 중국 지리(Geely)와도 합작 법인을 세웠다.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의 생산능력을 갖추는 게 목표다. 생산된 배터리는 2022년부터 지리 자동차가 중국에 출시하는 전기차에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초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금탄경제개발지구에 건설한 배터리 셀 공장 'BEST'을 준공했다. BEST는 SK이노베이션의 첫 글로벌 배터리 셀 생산 거점이다. BEST는 전기차 15만대에 탑재될 수 있는 7.5GWh 규모로 지어졌다. SK이노베이션은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2013년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BESK를 설립한 바 있다. 합작법인의 지분은 SK이노베이션이 49%,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전공은 51%를 보유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맨 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에 설립한 배터리 셀 생산 공장 'BEST'에서 준공 기념 식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중국 EVE에너지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5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BMW와의 기존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11월 약 3조8000억원 규모의 5세대 배터리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부터 2031년까지다.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은 지난해 6월 9억 유로를 투자해 스웨덴 신생 배터리 업체 노스볼트와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폭스바겐은 중국 3위 배터리업체 궈시안의 지분 20%도 인수한다. 도요타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과 제휴를 맺었고 파나소닉과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은 해당 시장 공략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고 수주 물량을 미리 확보해 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완성차 업체도 전기차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 완성차-배터리 업체의 합작법인 설립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업체 간 동맹도 속도를 낼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600만대 정도였던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올해 850만대로 커지고 203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협업은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 간에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애플 아이폰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폭스콘은 애플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수익성 악화를 탈피하려는 것이고 피아트크라이슬러는 중국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업체 어라이벌에 1290억원을 전략 투자하고 전기차도 공동개발하기로 했다. 어라이벌은 모듈화된 구조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에 강점이 있다. 스케이드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한 모듈 형태로 그 위에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전보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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