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우리나라 농업은 선진국이나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으며, 공익적 기능에 대해서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농업에 대한 선제적 투자·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하며,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농업 전반에 대한 산업재편 방안이 조속히 추진돼야 합니다."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사진)은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하며 "'농업경쟁력 강화 4개년 추진방안'을 만들어 정부 등에 대한 농정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성희 전 위원장
제24대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하는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은 21일 농업에 대한 자신의 시각과 구체적인 공약을 드러내며 농업협동조합이 나갈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전 위원장은 "농업인 월급제 등 농가소득기본체계와 공익형 직불제 도입,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상방안, 고향사랑 기부제 등 '농업경쟁력 강화 4개년 추진방안'을 만들어 정부 등에 대한 농정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농협중앙회 요직을 거친 '정책통'이라는 평을 받는다.
직전 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이 전 위원장은 더 치밀하고 냉정하게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였다. 지난 농협중앙회장 선거 때 그는 1차 투표에서 김병원 전 농협중앙회장에 앞서며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고배를 마셨다. 때문에 지난 4년 간 일선 현장에서 농협 조합원의 다양한 의견과 조합장들의 생각을 청취하고 농업·농촌과 농협의 미래를 위한 답을 찾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5대 분야, 25개의 과제로 세분화해 농업인과 농협을 위한 전략을 준비했다"면서 "표퓰리즘이 아닌 장기적 안목에서 고민한 전략을 임기 동안 반드시 지키고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주요 공약으로 △'농업인 월급제' 등 안정된 농가기본소득체계 구축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편 △4차산업혁명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농협 변화 등을 꼽았다. 특히 임기 중 '유통 대 변화'를 추진해 농가 자생력을 확대하고 지역 농·축협과 농협경제지주의 협력체계를 증진·도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생산은 생산대로, 유통은 유통대로 작동돼 왔다"면서 "생산은 4차 산업과 연계해 개선된 수급예측시스템을 마련하고, 새 유통경로를 구축하며, 농·축협과 경제지주가 함께 투자하는 등 농·축산물 유통의 대 변화를 위한 패러다임을 전환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이 농촌 현장을 찾아 현안을 점검하고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모습. 사진/이성희 전 위원장
1971년 경기도 성남 낙생농협 직원으로 농협과 인연을 처음 맺은 이 전 위원장은 45년 간 농협에서만 일했다. 70년대 어려운 농촌현실과 80년대 경제부흥에 가려진 농촌, 90년대 수입 농축산물의 범람으로 인한 우리 농업의 몰락을 현장에서 겪었다. 2000년 이후 낙생농협 조합장, 2015년까지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농업에 대한 고민을 큰 틀에서 숙고키도 했다.
이 전 위원장은 "국민, 농업인, 조합장, 임직원과 '함께하는 농협'을 만들어 농업에 대한 열정과 헌신으로 더 건강하고 행복한 미래를 열겠다"면서 "농업인을 위한 농협, 농·축협을 위한 농협,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농협을 만들기 위해 조합장,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신발끈 동여매고 발로 뛰며 추진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