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의 여성직원 비율이 소폭 늘어났다. 남녀 성비 공시 제도가 시행되고 대규모 희망퇴직에 따른 인적 조정의 영향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신한·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남성 대비 여성인력 비율 평균은 51.8%로 전년(51.1%)보다 0.7%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3분기(50.7%)보다 1.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3분기 국민은행의 남성 대비 여성인력 비율이 50%로 전년(48.6%) 대비 1.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2017년(48.2%)보다는 1.8%포인트 늘어나 이들 은행 가운데 여성 비율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신한은행의 여성인력 비율은 45.1%로 전년(43.9%)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58.7%, 우리은행은 53.4%로 각각 전년보다 0.2%포인트, 0.1%포인트 늘어났다.
은행들의 여성인력 비중 증가는 지난 2018년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불거진 남녀성비 차별 의혹에 따른 제도 개선과 항아리 인력구조 개선을 위한 희망퇴직 진행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일부 은행들은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합격자 성비를 남성이 많도록 미리 정해두고 채용절차를 진행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정부는 논란이 이어지자 그해 7월 은행이 신규 채용을 할 때 합격자 가운데 남녀 비율을 경영공시에 포함하도록 했다. 2018년 4대 은행의 여성 신규 입사자 수는 1059명으로, 전체 채용인원의 53.4%를 차지했다.
은행들은 지난 2015년부터 인사 적체 해소와 경영 효율화에 따른 몸집 줄이기를 위해 희망퇴직도 정례화한 상태다. 남성비율이 높은 중간관리자급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갈 수 있게 많은 특별퇴직금을 제시하며 항아리형 인력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연말연초에도 1963~1967년생 또는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인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5년 차 이상 직원들의 60~70%가 남성임을 감안하면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성비 가 조정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한 방안들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남녀 성비율 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이어졌다. 지난해 신한지주·우리금융지주·국민은행 등은 여성가족부와 '성별균형 포용성장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금융사 내 성별 다양성 제고를 위한 방안들을 제시했다. 채용부터 승진까지 성차별을 금지하고 여성 인력 비율 확대, 양성협업 우수사례 등에 대한 실천을 약속했다.
주요 은행들이 여성 직원 비율이 소폭 늘렸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의 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