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네이버가 올해 상반기 네이버통장 출시를 시작으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브랜드 스토어를 새롭게 오픈하는 등 본격적인 테크핀 사업 강화에 나선다. 네이버웹툰의 성장세가 가파른 글로벌 시장에서는 일본 소프트뱅크와 다양한 협력을 예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30일 열린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적 설명회에서 "네이버파이낸셜과 자회사들을 주축으로 기존 사업들을 신성장동력 구조 중심으로 재편했다"며 "특히 지난해 11월 분사한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해 테크핀 사업을 강화하며 지속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네이버통장 출시에 이어 신용카드와 금융상품 추천, 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대표는 "결제와 연계된 금융서비스들이 선순환 구조를 구축, 타 서비스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형 브랜드, 유통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해 커머스 생태계도 확장한다. 먼저 오는 2월 중으로 네이버쇼핑 내 브랜드 스토어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재 10개 브랜드 입점이 확정된 가전을 시작으로 생필품과 의류, 가구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올해 내 200개 이상의 브랜드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 대표는 "브랜드 홍보와 제품 소개 등의 다양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네이버의 강점인 양질의 데이터를 가공해 브랜드사 매출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건강한 데이터 생태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쇼핑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사업부문 중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네이버웹툰의 월간이용자수(MAU)는 지난해 4분기 북미에서 1000만명, 글로벌 시장에서 6000만명을 돌파했다. 글로벌 거래액 역시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했고, 이중 해외 비중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표는 "북미 시장의 지난 12월 유료 이용자수는 연초보다 3배 이상, 구매자당 결제금액도 2배 이상 늘었다"며 "현재 미국 이용자의 75%는 콘텐츠 소비력이 왕성한 24세 이하 Z세대들로, 장기적인 성장세에 탄탄한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는 향후 인기 웹툰 IP(지식재산권)을 활용한 2차 영상 콘텐츠 사업 등으로 글로벌 성장세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올해 일본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 모회사 Z홀딩스의 경영통합이 완료되면,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공지능(AI)과 커머스, 광고 등의 분야에서 라인과 Z홀딩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 대표는 "앞으로도 국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미국과 일본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신사업 기회를 살려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 6조5934억원, 영업이익 710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 2018년 5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사상 첫 6조원을 돌파,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다만 영업익은 같은 기간 24.7% 줄었는데, 2017년 1조1792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라인 등 주요 자회사의 마케팅 비용과 투자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라인은 지난해 468억8800만엔(약 506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폭을 키웠다. 라인이 Z홀딩스와의 합병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