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삼성SDI가 자동차 배터리 등이 큰 폭의 성장을 보이면서 창립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다만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와 관련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4분기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했다.
30일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이 10조97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전지사업 매출이 7조7116억원으로 11%, 전자재료는 2조3871억원으로 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622억원으로 35.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6% 줄어든 4024억원을 기록했다.
자료/삼성SDI
ESS 화재와 관련된 대규모 일회성 비용으로 4분기 실적이 크게 후퇴한 영향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1.9% 감소했고 331억원의 당기순손실도 냈다. 삼성SDI는 ESS 화재를 방지하고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특수 소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약 2000억원 정도가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제외한 영업이익은 2200억원 정도로 작년 동기보다 10%가량 적고 전 분기보다는 많다.
4분기 매출액은 2조82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전 분기보다는 9.9% 증가했다. 전지사업부의 성장 폭이 컸다. 전지부문 매출액은 2조208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7.5% 증가했다.
자동차와 ESS에 적용되는 중대형전지 매출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자동차 전지는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소형전지는 전동공구와 청소기를 중심으로 원형 전지 매출이 늘었다.
전자재료사업부는 2.2% 증가한 610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편관필름은 계절적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OLED와 반도체 소재는 전방수요 개선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는 계절적 영향으로 수요가 줄면서 사업 전반의 판매와 수익성이 떨어지겠지만 중대형 전지는 전년 동기보다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간으로 보면 전기차와 ESS, 소형전지, 반도체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자동차 전지 시장은 유럽의 이산화탄소 배출규제 강화로 수요가 크게 늘면서 작년보다 55% 성장한 176GWh로 커질 전망이다.
ESS 시장은 해외 전력용 시장을 중심으로 26%가 확대돼 15.9GWh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고 소형전지 시장도 14% 성장한 102억셀 규모로 예상된다.
전자재료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134조원으로 10% 커지고 디스플레이는 초대형 패널 수요가 늘어나는 동시에 모바일 OLED 패널 비중도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자동차 전지 공급 확대를 위한 준비와 함께 ESS 안전성 강화 조치도 차질 없이 진행해 점진적인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