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신종 코로나 요인이 철광석(원자재), 석유·석탄(에너지) 등 벌크선 물동량 감소와 운임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물동량 감소뿐만 아니라 조선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정부와 해양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자 기준 건화물 케이프선 용선료지수는 3021달러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12월 초 용선료지수인 2만4493달러보다 무려 87%가 급락했다.
지난달 2일 기준으로는 건화물 케이프선 용선료지수가 1만976달러였다. 즉, 18만 톤급 벌크선을 하루 빌리는 운임이 3000달러로 추락하는 등 화물 수요가 없다는 얘기다.
건화물선 운임지수(BDI·해양수산부).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종 코로나 요인이 물동량 감소와 운임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반증이다.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수치 파악이 안 되고 있지만, 컨테이너 선사들도 중국 수출입 항로에 투입하는 서비스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공개한 ‘해운시장포커스’를 보면, 중국 내 확진자와 사망자 증가가 거듭되면서 지난해 150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를 처리했던 중국 우한항은 지난달 25일 폐쇄됐다.
중국 내륙 물류길과 상해항 등의 항만 하역작업도 세관 통관이 지체되는 등 전체 일관운송서비스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카페리 항로 역시 대부분의 선사들이 여객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선사들 사이에서는 아시아·북미 간의 추가적인 임시결항도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의 항만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 신조선 상담의 정체가 조선업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 중국 조선소를 거쳐 한국·일본 조선소 상담까지 이어지던 유럽 선사들의 발길이 끊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고병욱 KMI해운빅데이터연구 센터장은 “이번 사태로 인한 동남아로의 생산기지 전환에 대비하는 항로 전략을 수립해야한다”며 “사태가 단기화될 경우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하지만 장기화될 경우 사태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유럽 선사·선주들의 아시아 방문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신조 비즈니스 기회가 상실될 우려가 있다. 불가항력이 다수 발생할 경우 아시아 조선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아시아 조선업 수주량 자체가 감소할 우려가 있”고 조언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