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새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는 13일 향후 경영 목표와 관련 "직원들 자신감을 세워 상호 신뢰하도록 하고, 고객 신뢰를 0.1mm씩 올리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권 내정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기자와 만나 "지금 우리은행이 당장에 집중해야 할 것은 숫자(실적)가 아니라 조직과 고객에게 안정감을 주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장에 있는 일선 직원들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같은 일들을 재연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본점에서부터 상품 설계가 잘못됐다고 솔직담백하게 인정하는 일이 신뢰회복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영업점과 본점과의 상호불신 문제가 크다. 직원들 간 신뢰를 먼저 회복해야 고객 신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조직의 변화를 주문했다.
지난 11일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추천위원회가 권 내정자를 차기 행장 후보로 단수 추천하자 금융권 안팎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경고)'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행장에 손 회장이 중용한 김정기 우리금융 부사장이 이미 낙점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임추위는 투자은행(IB) 경험과 대관 소통능력 등을 이유로 권 내정자를 차기 행장으로 결정했다. 임추위 결정에 대해 권 내정자는 "과거 이광구 전 행장과 해외 기업설명(IR)을 다니면서 외국인 지분을 17%에서 25%까지 끌어올리는 등의 성과를 임추위가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자리에서도 MG손해보험 리바운드라든가 블라인드 펀드라는 묵은 과제들을 해결했다"면서 "과거 비서업무를 통해 은행 최고경영자의 눈으로 경영을 바라보는 시각도 키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우리금융 인사와 관련해 권 내정자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을뿐더러 주요 은행 임원들이 지주 요직으로 옮기면서 손 회장과 권 내정자가 갈등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그러나 권 내정자는 "내정된지 3일 밖에 안됐는데 은행 인사에 대해 가타부타 이야기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 과정에서 손 회장을 고등학생, 자신을 초등학생에 비유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그는 "거버넌스는 제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직 안정화와 고객신뢰를 찾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 내정자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게도 거듭 감사의 뜻을 표현했다. 그는 "우리은행장 후보를 공개모집한 것이 아니다보니 지난해 11월 하마평이 돌 때부터 박 회장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면서 "오히려 당신(박 회장)께서 먼저 축하해주고 '(우리은행장 선임이) 새마을금고 조직의 위상을 살리는 일'이라며 치켜세워 주셔서 감사했다"고 전했다.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내정된 권광석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가 6일 "직원들 자신감을 세워 상호 신뢰하도록 하고, 고객 신뢰를 0.1mm씩 올리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우리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