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무수익여신(NPL)을 전년대비 13% 줄였다. NPL이 낮다는 것은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신경을 썼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경기 상황에 비춰 보수적 대출태도를 유지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해 NPL은 4조1560억원으로 2018년(4조7766억원)대비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NPL비율 평균도 0.345%를 기록해 0.1%포인트 낮아졌다.
NPL은 은행이 돈을 빌려 주고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대출을 말한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과 채권재조정 또는 법정관리·화의 등으로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여신이 포함된다.
은행별로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NPL이 각각 1조0572억원, 98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수준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NPL은 9800억원으로 17% 가량 내려갔다. 신한은행은 1조1358억원으로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6.1% 수준 상승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자체 분류 기준에 따라 NPL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부실자산 매각을 진행하면 잔액이 감소가 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NPL이 낮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은행 대출 자산의 건전성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동시에 은행들이 경기 추이에 비춰 보수적 대출태도를 유지한다는 방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국내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는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 플러스(+)를 나타나 완화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높은 중소기업 대출 태도에 기인한 것으로 대기업과 가계주택·일반은 3분기를 제외하고는 긍정적이지 못했다.
지난해 내내 대출 심사를 완화할 것으로 조사됐던 중기 대출도 고신용자에 쏠린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연합회 대출금리비교 중 중소기업대출 금리구간별 취급비중을 살펴보면 4대 은행의 5% 금리 이하 고신용자 대출 비중은 90%에 달한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95%에 육박했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중기대출이 7.5% 수준 성장했으나 신용보증재단 보증서 대출과 같이 안정적인 담보가 보장되는 것으로 대출이 쏠렸기 때문이다. 정부가 은행에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확대하라며 주문하고 있지만 위험 관리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4~5%대 이하의 우량고객 위주로 대출을 진행하면서 편향이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보증, 담보에 상관없이 고신용자 위주로 대출이 진행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무수익여신(NPL)을 전년대비 13% 줄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시중은행 대출 창구가 붐비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