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근속 연수가 늘어난 기업들이 그만큼 고용을 줄이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한 312개 기업의 2015년 이후 2019년 9월 말까지 고용·근속연수를 조사한 결과 고용은 125만6933명에서 130만5206명으로 3.8% 증가했다고 밝혔다. 근속연수는 10.1년에서 11.1년으로 1년이 늘었다.
CEO스코어는 "정부가 고용안정과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2016년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 2017년부터는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했지만 실제 고용과 근속연수 증가는 기대에 못 미쳤다"며 "오히려 정년이 늘면서 청년 고용문은 더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근속연수가 늘어난 상위 20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14곳은 직원 수가 4년 전에 비해 줄었다. 정년이 늘어난 만큼 신규 고용을 축소했고 30~40대 조기 퇴직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4년간 근속연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S&T모티브로 2015년 말 16.5년에서 지난해 9월 말 22.2년으로 5.7년 길어졌다. 이 기간 직원 수는 910명에서 766명으로 15.8% 감소했다.
S&T모티브 다음으로는 대우건설(5.1년)과 삼성중공업(3.8년)의 근속 연수 증가 폭이 컸는데 이들도 직원이 각각 3.6%, 27.9% 줄었다.
서진오토모티브와 현대건설, 신한카드, 대유에이텍, SK건설, 서울도시가스, 풍산, 금호타이어 등도 근속연수는 3년 이상 늘었지만 직원 수는 5년 전보다 감소했다.
반대로 근속연수가 줄어든 기업은 대부분 직원 수가 증가했다. 계룡건설은 근속 연수가 10.6년에서 7.2년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는데 직원 수는 989명에서 1385명으로 40% 늘었다.
SK가스(3.2년)와 한국전력공사(3.1년)도 근속연수가 3년 이상 줄어든 반면 직원 수는 각각 43.8%, 9.7% 증가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