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기관제재로 발생할 손실액이 6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객 신뢰·브랜드 가치 훼손 등 간접적 영향을 고려하면 손실액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하나은행은 금융위원회가 DLF사태와 관련해 지난 4일 의결한 사모집합투자증권 투자중개업 신규업무 6개월(오는 9월4일까지) 영업정지 제재에 따른 예상 손실금액으로 각각 148억원, 135억7000만원을 공시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3년간 사모펀드 평균 수익으로, 하나은행은 전년 수익 기준으로 금액을 추정했다. 두 은행은 각각 고난도 사모펀드 관련 수익은 기준에서 제외했다.
예상 손실액은 두 은행의 연간 매출총액과 비교해선 미비한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상 영업수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예상 손실 비중은 0.07%를 차지한다. 하나은행의 매출액은 30조2000억원으로 그 비중이 0.04%에 불과하다. 금융위는 기관제재에 따른 과태료도 우리은행에 197억1000만원, 하나은행 167억8000만원을 부과했는데, 이를 더한 직접 손실 총 예상액은 각각 345억1000만원, 303억5000만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우리·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실제 타격은 이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DLF사태 이후 은행별 펀드 판매 편중 현상도 관측됐다. 사태를 피한 국민은행의 지난 1월 펀드 신규 금액(머니마켓펀드 제외)은 876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국민은행이 취급하는 모든 펀드의 잔액도 21조593억원을 기록해 DLF사태 직전인 지난해 7월보다 7335억원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 은행은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 관련 상품에 대해서도 각각 3577억원, 871억원을 판매한 상태다. 은행들은 자신들도 라임의 비위 행위에 피해자라 주장하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진위 여부와는 별개로 불완전 판매사라는 소비자 부정적 인식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두 은행은 기관제재에 따른 손실보다 고객이 갖는 불신감을 더 경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다만 PB고객 특성상 타행으로 갈아타는 경우는 적어 기존 고객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로 사모펀드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타행들도 당분간 시장 확대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 설정된 펀드 순자산은 일주일 만(이달 12일 기준)에 16조원 넘게 급감했다.
우리은행 및 하나은행 본점. 사진/각사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