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자 예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올 들어 지방은행 가운데 첫 조정이다. 영업망이 집중된 지역에 피해가 큰 데다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타행 대비 낮아 수익성 방어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지난 4일 주요 거치식상품의 기본금리를 0.15%포인트 일괄 인하했다. 경남은행은 지난 11일 주요 예·적금상품의 기본금리를 0.20%포인트씩 낮췄다. 특히 대구은행은 지난 1월 거치식 예금 기본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했으나,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인하를 결정했다.
주요 상품별로는 대구은행의 'DGB 주거래우대예금', '직장인우대예금' 기본이자율이 1년 만기 기준 연 1.36%에서 연 1.21%으로 조정됐다. 같은 기간 경남은행의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의 기본금리는 각각 0.65%, 0.95%로 내려갔다.
지난 10일 신한은행을 끝으로 주요 은행들은 금리 조정을 단행했지만, 대구·경남은행과는 사정이 다르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금리 인하를 미뤄왔는데 이달 초에야 조정을 실시했다. 대구·경남은행은 지난해 10월 기준금리 인하 직후 0.15~0.25%포인트 폭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어 두 번째 조정인 셈이다.
두 은행이 선제적으로 금리 변경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조달비용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객 예금은 은행 입장에선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인데 금융채나 CD, 환매조건부채권 등 시장성 수신들과 조달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월 말 1.30%에서 2월 말 1.10%로 하락하고 지난 12일에는 1.062%까지 떨어졌다. 고객 불만이 발생할 우려가 크지만 이대로라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더군다나 두 은행은 타행 대비 저원가 예금의 수신 비중도 낮아 시장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수시입출금 예금 등으로 구성되는 저원가 예금은 고객 이자로 지급하는 조달비용이 낮아 핵심예금으로 분류된다. 4대 시중은행의 저원가 예금 비중 평균은 41.35%인데 반해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36.9%, 30.87%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우대조건을 걸어 월급통장과 같은 주거래 계좌를 늘리려는 이유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다른 예금들이 상대적으로 조달비용 부담이 큰 탓"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지역 침체 우려에 따라 두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년 기준 지방은행의 충당금적립비율 평균은 97.6%인데 대구은행은 94.3%, 경남은행은 81%으로 평균치에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은행과 경남은행이 코로나19 확산에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자 예금 금리를 인하했다. 사진은 지역민 응원 포스터가 붙어있는 대구은행 모습. 사진/대구은행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