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현실화율을 높이면서 서울 다주택자들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에 고가 아파트 2채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라면 지난해 대비 보유세가 최대 76% 인상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8일 공개한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인상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강남 은마아파트(전용 84㎡) 한 채를 보유한 경우 올해 공시가는 15억9000만원으로 전년(11억5200만원) 대비 4억3800만원 오르면서 보유세는 419만8000원에서 610만3000원으로 45% 가까이 뛴다.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역시 전용 84㎡짜리 아파트 공시가는 작년 15억400만원에서 올해 21억1800만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는 695만3000원에서 1017만7000원으로 322만4000원이 오른다.
만약 이들 아파트 2채를 보유한 2주택자라면 올해 내야 할 보유세는 지난해 3047만5000원에서 올해 5366만1000원으로 76%가 오른다. 올해 두 아파트의 공시가격을 합친 가격은 37억800만원으로 작년(26억5900만원)보다 40% 가까이 뛰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와 래미안대치팰리스, 개포주공1단지(전용 50.64㎡)까지 3채를 보유한 3주택자일 경우라면 보유세는 지난해 5279만원에서 올해 8624만원으로 증가한다.
다만 1세대 1주택자는 연령별·주택 보유기간에 따라 종부세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연령에 따라 60세 이상은 10%, 65세 이상은 20%, 70세 이상은 30%가 적용되고 보유기간에 따라 5년 이상 20%, 10년 이상 40%, 15년 이상 50% 등 차등 적용돼 최대 7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은마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70세 이상이면서 10년 이상 보유했다면 최대 70% 세액공제가 적용돼 보유세는 610만3000원에서 540만1000원으로 13%가량 줄어든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공시가격 상승률이 너무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사전에 산정기준을 공개하는 등 투명하게 조사·산정됐다"며 "전체 주택의 95% 공시가 변동률이 2% 미만으로 큰 부담을 주는 변동률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시세 9억원 미만 주택은 현실화율을 높이지 않았고, 9억원 이상 주택은 현실화율이 제고됐다. 시세 9억원 미만(1317만호)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전년도 68.4%에서 올해 68.1%로 오히려 하락한 반면 9~15억원(43만7000호)은 전년보다 현실화율이 2~3%포인트, 15억원 이상(22만6000호)은 7~10%포인트 높아져 고가주택 현실화율이 중저가주택보다 더 낮았던 형평성 문제가 해소됐다.
또 올해 9억원 이상 주택(66만3000호·4.8%)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21.15%로 15억원 이상 공동주택에 대한 강도 높은 현실화율 제고에 기인해 시세가 높을수록 공시가격 변동률도 크게 나타났다. 반면 3억원 미만 주택은 전년(-2.48%)에 이어 올해에도 공시가격이 하락(-1.90%)했다. 다만 하락폭은 전년보다 소폭 축소됐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은 토론회와 공청회를 거쳐 오는 10월 발표하고 2021년 부동산 공시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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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