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올해 4대 금융지주 순이익이 전년대비 8.1% 줄어든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 여파로 기준금리 인하 폭이 당초 금융권의 예상보다 커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지주의 올해 순익 전망치는 10조1930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1조278억원 대비 8348억원 감소한 것으로, 연초 예상했던 10조7630억원보다 57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지속할지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만큼 추가적인 금리, 주식, 환율 등에 대한 판단은 배제했다.
이번 전망치는 지난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하로 발생한 순이자이익 추가 하락분인 2960억원이 반영됐다. 금융사들이 대출 부실 발생에 대비해 대손상각비용을 2210억원 늘릴 것으로 관측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금융지주 순이자마진(NIM) 가정에 기준금리 25bp 인하를 반영해 왔는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50bp 인하하면서 NIM 가정치를 낮췄다"면서 "기준금리 50bp 인하에 따른 순이자이익 영향은 세후 6200억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실적 부진은 상수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신용비용 발생 등 건전성 악화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걱정하는 자영업자 부실 발생은 회수율 측면에서 은행의 최종손실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의 자영업자 신용대출 비중은 15~20% 수준이며, 담보대출 비중은 80~85%에 달하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의 전체 여신대비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민은행이 24.2%, 신한은행 18.8%, 하나·우리은행 각각 18.2%, 18.1% 등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 20일 주주총회에서 리스크 우려와 관련 "5년 전 취임 당시 중소기업 관련 포트폴리오 가운데 기업신용등급 BBB 비중이 45%였는데 지금은 75%까지 끌어올린 상황"이라면서 "리스크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여러 가지를 준비해 오고 보완해 왔지만, 거시경제 전체가 흔들리면서 일부 충격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지난주 정부가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 시행을 발표하면서 은행이 떠안을 부담도 더 줄었다. 업계에선 정부의 이번 조치를 두고 경제 불확실성이 금융 취약 부문으로 이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향후 기업들이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추가로 드러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 종식 이후까지 살피는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대구의 한 공단 곳곳에 '공장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