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신한은행이 지주사가 관여하던 경영진 성과연동형 장기보수 기준 결정을 은행 보수위원회가 맡도록 변경했다. 보수 책정에 대한 자체 평가 능력을 확대한 것으로, 실적보다 고객 가치를 우선하겠다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경영 토대가 한층 강화됐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신한은행은 '지배구조 내부규범' 중 경영진 보수와 관련한 내용을 규정한 제55조 3항을 개정했다. '경영진에 대해서는 지주회사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여 성과연동형 장기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는 부분을 '경영진에 대해서는 보수위원회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여…'로 수정해 은행이 해당 보수 기준을 결정하도록 했다. 성과연동형 장기보수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 임원의 장·단기성과를 균형 있게 평가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급여 보상체제다.
신한은행 지배구조 내부규범은 지난 2011년 제정 시부터 최근까지 성과연동형 장기보수를 지주사가 관여한다고 정해왔다. 은행이 지주사 핵심 자회사인 만큼 은행 경영진이 다른 계열사들과의 유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2019년부터 '원(One)신한' 전략을 제시하며 그룹사 사업부문 간 시너지를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타사도 다르지 않아, KB금융지주는 '원펌(One Firm) KB' 구현을 위해 은행·증권·보험·카드사 경영진이 지주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개정된 경영진 보수 체계에 따라 신한은행의 자체 임원 평가 여력은 이전보다 커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진 행장을 포함한 부행장·상무 등 25명의 임원들이 대상이다. 특히 취임 때부터 '고객 중심'을 강조해 온 진 행장의 소비자 권익 보호 주문이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올해 연이은 사모펀드 사태로 떨어진 불신 회복을 위해 업무성과지표(KPI) 산정방식 개편에 나선 상태다. 기존 KPI에서 이자이익 배점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이자이익에 대한 성장목표 반영도 제외했는데, 실적보다 고객 만족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서울 난곡 영업점을 비롯해 5곳을 고객 중심 영업점으로 지정하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한편 신한지주는 오는 26일, 신한은행은 25일 주주총회를 연다. 신한지주 주총에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결정에 따라 조 회장의 연임 안을 다룬다. 지난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민연금이 조 회장 연임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과거 사례와 신한지주 측 우호지분 등을 고려할 때 연임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신한은행이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으로 지주사가 관여하던 경영진 급여 기준 결정을 은행 보수위원회가 맡도록 변경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