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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에 항공업계 인수 가속도…아시아나·이스타 '안도'
자금 수혈받은 아시아나, HDC 부담↓
입력 : 2020-04-27 오전 6:06: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코로나19로 지지부진 하던 항공업계 인수·합병(M&A)이 정부의 지원으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무구조 악화로 매각만 기다리고 있던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방식은 '마이너스 통장'처럼 필요할 때 꺼내쓰는 한도 대출 형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금난이 해소되면서 HDC현대산업개발도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로나19로 전 노선 운영이 마비된 이스타항공도 매각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3일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코로나19로 인해 차질이 생겼던 항공업계 인수 2건이 모두 이른 시일 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운항을 멈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주기 돼 있다. 사진/뉴시스
 
추가 수혈까지…안 살 이유 없어진 HDC현산
 
HDC현산은 당초 이달 말까지 인수 대금을 납입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손실이 커지자 이를 무기한 연기했다. 인수를 서둘렀다간 아시아나항공이 맞은 코로나19 여파를 HDC현산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로 여객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을 대부분 멈췄다. 이처럼 영업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매달 2000억~3000억원의 고정비는 나가고 있다.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지난해 말 기준 단기차입금도 9133억원이라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삼켰다가 오히려 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이번 정부 수혈로 아시아나항공이 올해는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하며 HDC현산도 부담을 덜게 됐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HDC현산의 요구대로 보유한 영구채 5000억원을 출자 전환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채 출자전환은 기업의 부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채권단이 인수자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고 있고,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지원에도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코로나19로 올해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데다 항공사들의 경쟁도 심해지고 있어 영업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HDC현산이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 경영 정상화 기대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공정위가 빠르게 기업결합을 승인하며 이달 말로 계획했던 '딜 클로징(인수계약 완료)' 목표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에 3000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히면서 이스타항공은 제외했다. 이미 제주항공에 인수 자금으로 최대 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별도로 3000억원까지 지원하면 중복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인수 마무리 전까지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작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스타항공의 경영 위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코로나19와 경영난으로 전 노선 셧다운에 나섰으며 직원 급여도 3개월째 밀렸다. 지난 2월에 40%만 지급한 데 이어 3월에는 전액을 주지 못했다. 이달에는 전 직원이 휴업에 돌입했는데 경영 악화로 휴업 수당 지급도 미뤘다. 현재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휴업 수당의 최대 90%를 지원받을 수 있지만 이스타항공은 이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은 인수 전 지원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었기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빠른 인수 마무리만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남은 절차는 태국과 베트남 당국에 신청한 기업결합심사 승인이다. 항공사는 인수·합병(M&A) 시 영업하는 해외 국가에서도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 기업결합심사를 승인받고 세세한 계약 조건들에 대한 협의를 마친 후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당초 계획인 이달 29일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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