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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항공사 가려낼 기회…해운사는 "포스트 코로나 대비"
항공 과잉 시대…시장 재편 가속
입력 : 2020-05-06 오전 6:21:19
[뉴스토마토 김지영·최유라 기자] 코로나19로 항공·해운업계가 갈 곳이 사라졌다. 특히 항공사들은 주요 국가들이 외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강화하면서 위기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다만 코로나19를 계기로 항공업계 과제였던 시장 재편은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바닷길을 이용하는 해운사들도 코로나19로 물동량이 줄면서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따른 '돈맥경화'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돌입한 해운사까지 나왔다. 다만 세계 교역 위축에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수하며 코로나19 이후 분위기 반전을 꾀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5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로 입국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국가는 187개국으로 집계됐다. 직전 집계와 같은 수치로, 국내 하루 확진자 수는 10명 안팎으로 줄었지만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환자가 속출하며 입국 제한이 좀처럼 풀리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노선 대부분이 운항을 멈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주기 돼 있다. 사진/뉴시스
 
국제선 셧다운…속도 붙는 항공 시장 재편
 
항공사들은 코로나19로 유례없는 국제선 '셧다운'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3일 국적 항공사들의 국제선 승객은 2618명으로 전년 5월 첫째주 일요일보다 무려 98.5% 감소했다. 사실상 국제선이 완전히 멈춘 셈이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 타격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형항공사들은 국내선보다는 국제선을 통해 올리는 수익이 상당해 손실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국가들이 입국 제한을 풀더라도 해외 이동에 대한 승객들의 거부감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으로의 수요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운항률이 뚝 떨어지자 항공사들은 인력 감축으로 겨우 버티는 실정이다. 특히 재무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스타항공의 부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스타항공은 국적사 중 처음으로 직원 300여명을 정리해고하기로 한 데 이어 직원 급여도 3개월째 밀린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의 경영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기업결합을 빠르게 승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중된 경영난 때문에 오히려 인수·합병(M&A)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고질적인 문제였던 공급 과잉 해소가 기대되는 가운데 재무구조가 취약한 항공사가 버티지 못하고 추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과 신생 항공사 플라이강원 등을 후보로 언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호가 부산신항에 정박해 있다. 사진/HMM
 
시황 회복 조짐에…해운사 "새 기회 기대"
 
해운사들도 '코로나19발 국경 봉쇄'로 인한 매출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해운사들의 3월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평균 27.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어려움이 커지자 국내 해운업계 5위인 흥아해운은 금융기관에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처럼 3월은 힘겨웠지만 지난달부터 해운 시황 회복 징조가 보이며 현재는 업계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운시황을 나타내는 지수인 발틱운임지수도 지난달 700p대를 회복했다. 올해 최저치는 411p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 말에 들어서는 다시 주춤한 모습이나, 코로나19나 브라질, 호주 기상 악화 등 수습해야 할 불확실성 요인이 많았던 만큼 반등까지 운임은 단기 부침을 겪으며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국적선사 HMM(옛 현대상선)은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수하며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첫 출항 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9월 말까지 같은 규모의 컨테이너선 12척을 잇달아 인수해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할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물동량 하락이 우려되지만 초대형선을 앞세운 만큼 원가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내부에서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시장 선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배재훈 HMM 사장은 앞서 임직원들에 "이번 사태가 진정되고 각국의 경제가 회복의 길에 들어설 때 시장과 기회가 새로 생겨날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수십 년 동안 국가와 기업이 쌓아온 힘의 균형을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지영·최유라 기자 wldud91422@etomato.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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