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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첫 스마트폰, 늦게 주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아들의 첫 스마트폰은 중학생이 된 뒤에 마련해주었다. 그전에는 기본적인 연락만 가능한 폴더폰을 사용하게 했는데 돌아가신 할머니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이어받은 전화였다. 스마트폰만큼은 가급적 늦게 만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가장 대답하기 어려웠던 말은 "다른 아이들은 다 있는데 나만 없어"였다. 나중에 아들과 대화하면서, 당시 스마트폰이 없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운 일도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부모는 아이의 건강과 발달을 걱정하고,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만 빠지는 상황을 걱정한다. 이것이 첫 스마트폰을 둘러싼 고민이 단순히 사줄지 말지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이 경험을 떠올리며 아이들의 스마트폰 이용과 뇌 발달에 관한 연구, 기술 기업가들의 자녀 교육 사례를 함께 살펴봤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전두엽이다. 그중 전전두피질은 계획을 세우고 판단하며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에 관여한다.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는 이 부위가 뇌에서 늦게 성숙하는 영역 가운데 하나이며, 뇌의 발달과 성숙이 청소년기를 지나 20대 중후반까지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아직 조절하는 능력을 키우는 아이에게 스스로 알아서 멈추라고만 요구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하지만 여기서 [스마트폰이 전두엽을 손상시킨다]는 결론으로 곧장 넘어가서는 안 되고 뇌 영상에서 차이가 관찰됐다는 사실과 기기가 직접 손상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구분해야 할 것이다.


2019년 온라인으로 발표된 미국 연구는 만 3세부터 5세 아동 47명의 화면 매체 이용과 뇌 영상 등을 살폈다. 이용 시간과 콘텐츠, 보호자의 동반 이용 등을 종합한 평가에서 권고에 덜 부합하는 이용 양상이 언어와 초기 읽기 능력 등을 지원하는 백질의 일부 영상 지표와 관련돼 있었다. 다만 한 시점의 상태를 비교한 소규모 연구였다. 화면 이용이 뇌의 차이를 일으켰는지, 그 차이가 장기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확정한 결과는 아니다.

유아의 감정 조절에 관한 연구는 일상과 더 가깝게 다가온다. 2024년 국제학술지 ‘JAMA Pediatrics’에 발표된 캐나다 연구는 처음 참여한 아동 315명을 만 3세 반부터 추적했다. 만 3세 반의 태블릿 이용 증가가 이듬해 분노와 좌절 표현 증가와 관련됐고, 만 4세 반의 분노와 좌절 표현 증가는 이후 태블릿 이용 증가와도 관련됐다. 다만 부모 보고에 의존했고 코로나19 시기에 진행됐으며, 스마트폰을 제외한 태블릿 이용을 조사했다는 한계는 있다.

이 결과는 아이를 달래는 방법을 돌아보게 한다. 울거나 지루해할 때마다 화면을 건네는 일이 반복되면, 아이가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다뤄볼 기회는 충분한지 살펴야 한다. 그렇다고 잠깐 영상을 보여준 부모가 아이의 발달을 해쳤다고 자책할 일은 아니다. 한 번의 선택보다 어떤 습관이 반복되고 있는지 보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다.


청소년에게는 또래의 반응과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 2023년 발표된 청소년 169명 대상 추적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행동이 사회적 보상과 거절을 예상할 때 나타나는 뇌 반응의 변화와 관련돼 있었다. 연구진은 장기적인 영향과 심리적 적응의 관계를 이해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역시 스마트폰 사용 전체를 뇌 손상과 연결하는 근거는 아니다. 다만 사용 시간과 함께 무엇을 얼마나 반복해서 확인하는지도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런 문제와 함께 자주 소개되는 것이 해외 기술 기업가들의 자녀 교육 방식이다. 기술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접한 사람들이 정작 자기 자녀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두었다는 이야기다.


빌 게이츠는 2017년 인터뷰에서 자녀들이 만 14세가 될 때까지 개인 휴대전화를 갖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닉 빌턴 기자가 2014년 공개한 글에 따르면, 스티브 잡스는 2010년 말 대화 당시 자녀들이 아이패드를 사용해보지 않았으며 가정에서 기술 이용을 제한한다고 말했다. 당시 드론 기업을 이끌던 크리스 앤더슨도 자녀 기기에 이용 시간과 보호자 통제를 적용하고, 침실에서는 화면 기기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사례지만 '성공한 기업가들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다'고 일반화하면 정확하지 않다. 특정 시기의 가정 규칙이지 모든 기술을 평생 금지했다는 뜻은 아니다. 기업가의 선택이 의학적 증거를 대신할 수도 없다. 참고할 부분은 기기를 마련할 여력이 있어도 아이의 이용 시기와 환경을 별도로 고민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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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첫 스마트폰은 언제 주는 것이 좋을까. 미국소아과학회는 최근 안내에서 연구가 모든 아이에게 안전한 특정 나이를 제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단순한 시간 제한을 넘어 아이의 준비 정도와 콘텐츠의 질, 이용 맥락과 가족의 대화를 함께 보도록 권한다.

연령에 따라 고민의 무게도 달라진다. 유아에게는 화면을 통해 얻는 것과 함께, 화면을 보는 동안 놓치는 대화와 놀이를 살펴야 한다. 초등학생에게는 콘텐츠를 함께 고르고 이용을 끝내는 연습을 도울 필요가 있다. 청소년에게는 학습과 친구 관계에 필요한 이용을 인정하면서 수면과 일상을 지킬 방법을 의논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여기서 부모가 놓치기 쉬운 것이 “나만 없다”는 말의 의미다. 최신 기기를 갖고 싶다는 요구일 수도 있지만, 친구들의 대화에 끼고 싶다거나 함께 정하는 약속에서 빠지고 싶지 않다는 표현일 수도 있다. 요구를 모두 들어줄 필요는 없어도 어떤 불편을 겪는지 들을 필요는 있다. 연락이 필요한 것과 특정 앱을 자유롭게 쓰고 싶은 것을 나눠 이야기하면, 허용 범위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의 규칙에는 어른도 참여해야 한다. 식사 중에는 함께 내려놓고, 잠들기 전에는 기기를 침실 밖에 두는 식이다. 사용 시간을 줄였다면 그 자리에 무엇을 채울지도 생각해야 한다. 책을 읽거나 산책하고, 친구를 만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을 아이 혼자 만들어내라고 하기보다 가능한 선택지를 함께 찾아주는 것이다.

물론 돌봄의 공백과 긴 노동시간 속에서 부모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안전한 놀이 공간과 방과 후 활동, 이용을 멈추기 쉽게 만드는 서비스 설계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


아들의 스마트폰을 늦게 마련해준 일을 돌아보면, 당시의 선택에는 여전히 이유가 있다. 다만 늦추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과 그동안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듣는 것은 별개의 일이었다.

아이의 첫 스마트폰을 고민할 때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아이의 사정을 함께 놓고 판단하는 태도일 것이다. 뇌가 망가진다는 공포로 서두를 필요도, 모두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민을 접을 필요도 없다. 언제 줄 것인지에 더해, 어떻게 사용하고 무엇을 지킬 것인지까지 대화가 이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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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개
짜
짜고미 G · 16시간 전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나 지금이나 부모들의 고민은 달라지지 않았네요. 영아일수록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최소한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부모가 관심을 갖고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영향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마토 P · 16시간 전

저는 지금 다 키운 뒤에도 그때 내가 늦게 쥐어준 것이 잘한 것인가? 아이의 입장을 몰라준 것이었을까? 되물어볼 때 선뜻 답이 나오진 않습니다. 그저 우리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서 말씀하신 것 처럼 관심을 갖고 신경쓰며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지 싶어요.

짜
짜고미 G · 15시간 전

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우리들은 잘 살아 온 것이라고 자부하시죠.ㅎ 아들과 소통 안되서 답답해 하는 분들도 주변에 더러 있잖아요~~

마토 P · 15시간 전

네 안그래도 아들이 그런말을 하기는 했어요. 그 당시는 답답하고 소외감도 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안전했고 그게 맞는것 같다고요.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고 다행인데도 그당시를 떠올리면 살짝 미안한 감은 들더라구요. 짜고미님 말씀대로 지나온 길이니 그 당시는 최선을 다한거다 생각하고 자부하면서 앞으로만 잘 그려가는걸로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