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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닻을 올리는 검찰의 시간

2023-1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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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2021년 5월 2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서 송영길 당대표 선출.
 
'돈봉투 살포' 1년 성과입니다.
 
완전 범죄인가 싶던 사건은 이듬해 12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개인비리를 조사 중이던 검찰이 돈봉투 살포 혐의를 인지하며 시작됩니다.
 
검찰은 올해 4월 윤관석·이성만 의원 등 9명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돈봉투 수사 본격화합니다. 그 이후 검찰이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를 피의자로 소환 조사하고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까지 진행되자, 프랑스 파리에 있던 송 전 대표는 현지 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송 전 대표는 결국 기자회견 이틀 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음은 물론 결백함을 강력히 주장합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주거지는 물론 먹사연, 경선 캠프 관계자까지 단숨에 강제수사했습니다.
 
가만히 있을 순 없던 송 전 대표는 5월과 6월 두 차례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검찰은 문전박대했습니다. 그 사이 윤관석, 이성만 의원은 검찰 소환이 이뤄졌고 강 전 감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속됐습니다.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도 검찰 조사를 받았고요.
 
송 전 대표의 구속은 그가 프랑스에서 귀국한 지 8개월, 자진출두를 한 지 7개월만에 이뤄졌습니다. 그동안 세간의 관심사는 송 전 대표가 어떤 혐의를 받는지, 돈봉투를 수수한 현역 의원 20명은 누군지였습니다.
 
한창 진행 중인 윤 의원의 재판 진행과 이 전 부총장의 증언은 송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송 전 대표는 빨리 자신을 소환하라는 여론전을 펼쳤지만 검찰은 때가 되면 할 것이며 송 전 대표는 최종 수혜자이므로 그 과정에 있던 인물들을 먼저 조사한 뒤 불러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돈 봉투 의혹 수사는 결국 먹사연으로 흘러간 자금을 중심으로 송 전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으로 뻗어나갔습니다. 돈봉투 살포 금액 9400만원 중 확인된 건 6650만원인데, 먹사연을 통한 불법 정치자금은 7억원이 넘으니 검찰 입장에서는 구속 확신이 더 커진 셈입니다.
 
검찰이 강조해왔던 '때', 송 전 대표와 검찰이 줄다리기 했던 수사 시간은 결국 송 전 대표에게만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구속이 확실해질 만큼, 사안을 중하다고 설명할 수 있을 만큼의 불법 자금 내역을 쌓고 쌓은 것이지요. 그동안 검찰이 증거를 잡지 못해 송 전 대표의 소환을 늦추는 것 아니냐, 그걸로 안되니 먹사연으로 별건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이 모든 논란을 불식시켰습니다.
 
송 전 대표 구속을 기점으로 검찰은 수수 의원들에 대한 공격 수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이 12월 말이니, 내년 4월 총선까지 순차적으로 뉴스를 터트릴 계획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년 4월10일 총선일, 돈봉투 수사가 본격화된지 1년이 됩니다. 이재명 대표부터 시작해 민주당 전현직 대표가 모두 피의자가 된 상황에사 내년 총선까지. 검찰의 시간은 여러 의미에서 기가 막힙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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