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이 금융감독원에 신속한 조사를 촉구했지만, 이복현 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불신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불안을 촉발시키는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회 정무위원회와 소통불통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데요.
이 원장은 계엄 사태 이후 국내 금융시장의 대외신인도 회복을 강조했지만, 정작 국민 신인도에는 크게 관심이 있나 싶나 묻고 싶습니다.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금감원을 항의 방문한 것도 이색적(?)입니다. 이 원장이 이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을 텐데 자리를 비웠다는 것 또한 국민 입장에서 당혹감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물론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전통시장 소비촉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 정무위를 만날 수 없었다는 합리적인 이유는 있었지만요.
결국 민주당 의원들은 이세훈 수석부원장과 면담한 뒤 "금감원이 강제 수사권이 없다는 이유로 조사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금감원장의 조사 의지 별로 없다"며 금융위와 검찰에 고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은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한 뒤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을 일컫습니다. 당시 1000원대였던 주가는 그해 7월 장중 5500원까지 급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삼부토건 대주주들이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는데, 그 중 일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의 주요 인물로 거론되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 측에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이 사건은 윤석열씨 부부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재건 사업을 논의했던 시기와 겹친다는 지적 때문에 논란이 거셉니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의 삼부토건 이상거래 심리 결과를 토대로 조사에 착수했으나 현재 관계된 계좌 수가 200여개가 넘어 조사에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그동안 내부통제 미흡으로 금융사고를 일으킨 금융사에 '매운맛'을 강조해온 것과는 너무 다른 행보입니다.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논란을 일으킨 우리금융 정기검사를 앞당기거나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고강도로 채찍질하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터졌습니다. 무슨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회사의 내부통제 미흡이나 도덕적해이가 문제가 되곤 하는데요. 그러나 애초에 이러한 일이 터지는 것을 막게끔, 특히 개인 투자자 등 민생이 걸린 문제와 관련해서는 신속히, 빨리, 매운맛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전통시장 소비촉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