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신대성

ston9477@etomato.com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합니다
"눈뜨고 코 베였다"…웨딩사진 상술, 당해보니 알겠다

2025-03-28 19:02

조회수 : 35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결혼 준비 당시 웨딩업계가 바가지를 씌운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웨딩사진 셀렉을 하러 간 날, 그 '설마'가 현실이 됐습니다.
 
예식당일에는 사진작가가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내내 셔터를 눌렀습니다. 총 1300장이나 찍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많이 찍어주니 서비스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혼사진을 이제 셀렉하러 간 날에는 사진관의 상술에 당했습니다. 기본 패키지는 20장이었지만, 1300장 중에서 마음에 드는 사진을 겨우 20장만 골라야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부모님과, 친구들과 찍은 사진 등 소중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한 장이라도 더 남기고 싶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고른 사진만 100장이 6넘었습니다.
 
이때부터 사진관 직원의 '영업'이 시작됐습니다. "요즘 이벤트 중이라 30~40장만 추가하면 혜택이 적용된다"라며 추가 결제를 유도했습니다. "평생 한 번뿐인 결혼사진인데 가족들과 함께 보려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감성적인 멘트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직원은 친절한 척하면서도 계속해서 더 추가하라고 부추겼습니다. 마음이 흔들렸고 결국 20장을 추가하기로 했는데, 추가비용이 무려 44만원이었습니다. 다시 취소를 하고, 10장만 추가해 22만원을 지불했습니다.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었습니다. 다른 후기들을 찾아보니 100만원 넘게 추가 결제를 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게 바로 웨딩업계의 상술인가' 싶었습니다. 직원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는 이유도 결국 한 장이라도 더 추가하게 만들려는 전략이었던 것입니다. 본인은 10장만 추가했지만, 처음부터 예산을 확실히 잡지 않은 사람들은 50~60장 추가하면서 기본 패키지 가격의 두 배를 지불하기도 했다는 후기도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추가한 사진들이 나중에 어떻게 되느냐? 결혼앨범을 만들어서 한두 번 보고, 결국 장롱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죠. 요즘은 웨딩사진도 핸드폰이나 컴퓨터에 저장해두고 보는 시대인데, 굳이 그렇게까지 추가금을 내면서까지 많은 사진을 남길 필요가 있었을까? 이미 돈을 낸 뒤에야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사진관의 분위기와 직원들의 말에 휩쓸리는 순간, 이성적인 판단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게 다 추억이잖아요."
"한 번뿐인 결혼인데, 나중에 후회하실 수도 있어요."
"가족들도 다같이 볼 사진인데, 조금 더 추가하시는 게 어떨까요?"
 
이런 말에 혹해서 추가 결제를 한 내가 바보였던 걸까? 아니면 웨딩사진 업계의 상술이 너무 교묘했던 걸까? 아마도 둘 다였을 것입니다. 앞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사진 선택할 때 마음 단단히 먹길 바랍니다. "딱 20장만"이라고 굳게 다짐하지 않으면, 저처럼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사진=뉴시스)
 
  • 신대성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합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