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차기 대통령실의 세종 이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세종 집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최근 3개월간 상승세를 지속한 가운데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거래량은 715건으로 전월(372건) 대비 92.2% 증가했습니다.
KB부동산의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하락세를 거듭하던 세종시 아파트는 지난주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됐습니다. 최근 4주간 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달 10일 –0.07, 17일 –0.06, 24일 –0.04%, 31일 0.00%으로 하락 폭이 점차 감소했습니다.
세종 정부 청사 인근 아파트 단지 가격도 한 달 만에 3억원 가까이 뛰었는데요. 세종시 대장 아파트인 나성동 나릿재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면적 84㎡(41층)는 지난달 3일 11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세종시 새롬동 새뜸마을 14단지 더샵힐스테이트 전용 98㎡ 매물 거래가는 지난달 20일 9억1000만원에 손바뀜되며 2월에 이뤄진 직전 거래보다 2억8000만원이 올랐습니다.
장기간 바닥을 다졌던 세종시 아파트 매매시장에 훈풍이 부는 것은 정권 교체 가능성과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세종시는 이미 국회의사당 분원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부지가 확보돼 있는데요. 다만 전고점 대비 30% 빠진 상태이기 때문에 상승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추진되었으나 무산됐던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최근 이재명 대표의 지시에 따라 다시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선 당시에도 행정수도 명문화를 위한 개헌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죠.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난관이 많다는 평가입니다.
대통령이 세종에서도 집무할 수 있다면 국무회의나 주요 일정도 세종 중심으로 이뤄져 행정수도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된 인구와 자원을 분산시키고 지방의 자생적 발전과 지역 간 격차 해소로도 이어질 수 있겠죠. 헌법재판소는 2004년 서울이 수도라는 관습 헌법을 근거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을 위헌으로 판단했지만 조기 대선에서는 행정수도 세종 이전 논의가 다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논의를 기점으로 서울 중심의 질서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을지, 부동산 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