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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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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OLED TV '세계최초' 기습출시..삼성은 '뾰로통'

삼성 "제품 간 비교를 통해 직접 확인하라"

2013-01-0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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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기성·양지윤기자] 삼성전자가 제대로 '한방' 먹었다. 가전의 라이벌 LG전자가 2일 OLED TV를 기습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뺏겼다. 7년 연속 세계 TV시장을 석권한 삼성전자로서는 굴욕이다.
 
LG전자는 이날 “차세대 55인치 크기의 OLED TV(모델명 55EM9700)를 전격 출시한다”면서 “지난해 84인치 울트라HD TV에 이어 이번 OLED TV까지 세계 최초로 출시함으로써 차세대 TV 시장 주도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자평했다.
 
주요 백화점과 베스트숍 등 총 32곳에 전시해 꿈의 화질을 직접 고객들에게 선보이고, 예약판매 과정을 거쳐 내달 초부터 순차적으로 배송에 들어갈 계획이다. 판매가격은 1100만원으로 책정됐다.
 
특히 LG전자는 삼성전자를 의식한 듯 “LG만의 WRGB 방식을 적용해 생산 안정성을 확보하고, 최고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지난해 국내외 기술 및 디자인상을 휩쓴 ‘유일한’ OLED TV”임을 강조했다.
 
LG전자는 이어 “1분기 중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으로 출시를 넓혀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전 세계 OLED TV 시장 규모가 올해 5만대에서 2016년 720만대로, 144배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당한 자신감이다.
 
LG전자는 또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참고자료 두 건을 붙여 OLED TV 세계 최초 출시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2세대 TV시장까지 후발주자였던 LG전자가 3세대에서 드디어 선도자(First Mover)로 올랐다”며 “TV시장의 세대교체를 LG가 이끈다”고 한껏 뽐냈다.
 
특히 자사의 WRGB 방식과 삼성전자가 택한 RGB 방식을 직접 비교하며 기존의 “기술 우위” 주장을 이어 나갔다. 화질은 물론 시야각과 발열, 생산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모두 RGB 방식을 앞지른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사진(영상) 촬영 가능 매장을 섭외해 출입기자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모델 2명까지 배치하는 등 대형 박람회에 버금가는 마케팅 효과를 노렸다. 삼성에 한발 앞선 세계 최초의 출시 효과를 톡톡히 누리겠다는 계산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시무식에 앞서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나 “자신 있으니까 내놓은 것 아니겠느냐”며 만면에 웃음을 띄웠고, 또 다른 관계자는 “연초에 내서 선점 효과를 노린다”며 서슴없이 말했다. 발언 하나하나에 삼성과의 맞대결에 대한 자신감이 배여 있었다. 
 
실제 OLED TV는 '꿈의 TV', '궁극의 TV'로 불리며 양사가 사활을 걸었던 분야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초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2에서 일찌감치 제품을 공개하며 시장 선도 기술력을 공인 받았다. 한때 TV의 명가였던 소니, 파나소식, 샤프 등 일본 기업들조차 따라올 수 없는 첨단 기술력이다.
 
당시 양사는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55인치 제품을 나란히 선보이며 연내 출시를 공언했다. 이어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2에서 양사 수장들은 국내 취재진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갖고 또 한 번 연내 출시를 못 박았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의식한 듯 구체적인 출시시점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다만 “LG보다는 빨리”, “삼성보다는 빨리”를 외치며 기술적 난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애썼다. 최대 관건은 수율이었다.
 
수율은 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로, 제조사의 생산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척도다. 현재 양사의 OLED TV 수율은 20% 내외인 것으로 전해졌다. 100대의 OLED TV를 만들면 그 중 20대만 완제품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자연스레 디스플레이 기술력에 대한 서로의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자체발광 유기물을 사용하는 'RGB' 방식을, LG전자는 컬러필름을 통과해 색을 구현하는 'WRGB' 방식을 각각 택했다. 특히 WRGB는 RGB(Red, Green, Blue) 픽셀에 W(White) 픽셀을 추가해 색상 깊이에서 차별화를 실현했다.
 
기술 방식을 놓고 서로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RGB의 장점으로 화질을, WRGB의 장점으로 저비용을 꼽았다. 특히 대형패널 생산에 있어 LG가 택한 WRGB가 한발 앞선다는 전문가 평들이 잇달으면서 조심스럽게 LG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기도 했다.
 
이어진 법정 공방은 양사의 라이벌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난타전'이었다. 기술 표준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자, 질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었다. 경찰 수사까지 진행되는 등 진통 끝에 삼성의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삼성디스플레이 전 직원과 LG디스플레이 임원 등 11명이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한편 LG전자의 한발 앞선 OLED TV 출시 소식을 전해들은 삼성전자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은 채 감정을 달래고 있다. 몇몇 관계자는 “LG가 계속해서 삼성을 걸고넘어지는 이유를 잘 알지 않느냐”며 “제품 간 비교를 통해 직접 확인하라”고 말했다. 삼성은 내달 OLED TV를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LG전자가 2일 세계 최초로 55인치 올레드TV(모델명: 55EM9700)를 전격 출시했다.
  • 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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