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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투기지역·DTI 'NO'..지방은 부동산규제 '무풍지대'

지방 대부분 투기지역 요건 충족하지만 지역지정 논의 없어

2014-01-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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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지방 부동산시장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의 방관 아래 호황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은 2010년 이후 지역을 바꿔가며 두자릿 수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곳곳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될 요건을 갖췄지만 아직까지 새로 지정된 곳은 없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의 부동산 광풍으로 지방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왔던 것은 사실 이지만 최근 몇년 사이 역전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정부의 신중한 검토가 요구된다.
 
소득세법상 투기지역은 ▲월별 집값 상승률이 전국 소비자물가상승률보다 30%이상 높은 지역으로 ▲2개월간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30% 이상 높은 지역이나 ▲1년간 연평균 상승률이 3년간의 전국 상승률보다 높은 지역이 지정 기준이다.
 
요건을 충족할 경우 기재부 장관이 직접 또는 국토부 장관이 요청할 경우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를 거쳐 투기지역 지정 및 해제를 결정할 수 있다.
 
이처럼 투기지역에 대한 법적 지정기준을 갖추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지역 지정을 하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호황기를 보냈던 대구광역시는 투기지역 지정요건을 충족했지만 투기지역 지정을 위한 부동산가격안정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대구 아파트값은 전월대비 0.9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01%를 기록했다. 지난 1년간 대구는 10.19% 오르고, 대구 달성군의 경우 12.75%나 급등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 1.1%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한 대구는 지난 2개월간 2.25% 상승했다. 전국 평균이 0.41%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 한해 동안 10.19% 오르며, 지난 3년간 전국 평균인 3.25%를 웃돌고 있다. 투기지구의 모든 지정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 될경우 해당지역은 기준시가 대신 실거래가액으로 양도소득세가 과세되고 필요시 탄력세율이 적용된다. 또 총부채상환비율(DTI)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강화된다.
 
지방은 ▲2010년 부산 16.6%(북구 25.9%), 대전 9.5%(대덕구 11.2%) ▲2011년 부산 22.4%(사상구 28.4%), 대구 14.9%(북구 18.1%), 광주 24.7%(북구 26.2%), 대전 19.4%(대덕구 21.2%), 울산 17.6%(울주군 21.3%) ▲2012년 대구 7.5%(달성군 11.0%), 울산 9.1%(동구 13.9%), 경북 10.6%(경산 14.7%), 충남 9.7%(천안 12.0%) 등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두자릿 수의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였지만 투기지역으로 묶이지 않았다.
 
◇부산 수영구 전경(사진=뉴스토마토DB)
 
금융규제로부터도 자유롭다.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수도권은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금융 규제를 적용받지만 호황기를 보내는 지방은 금융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서울 50%, 경기·인천 60%의 DTI를 적용받고 있지만 지방은 은행 자율에 맡겨진다. 2010년~2013년까지 아파트값 변동률은 서울 -9.09%, 경기 -6.86%, 인천 -11.22%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지방5대 광역시는 32.93% 상승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전 정부에서 마지막 투기지역이었던 강남3구를 풀어주긴 했지만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보면 상대적 피해를 입고 있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을 것"이라며 "최근 수도권 DTI 규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지방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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