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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야 산다"..중견 에어컨, 대기업에 도전장

2014-01-28 16:40

조회수 : 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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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에어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신제품을 내놓고 예약판매에 돌입한 가운데 중견기업들도 전략제품들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삼성과 LG, 양사가 국내 에어컨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생산력과 마케팅, 유통채널 등에서는 중견기업들이 절대적 열세다. 그렇다고 손을 놓을 수도 없는 입장. 가슴앓이가 여전한 가운데 정면으로 맞붙어 열세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에어컨 시장의 85%가량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지하고 있다. 연간 120~130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삼성과 LG는 3~4%포인트 차이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나머지 15%를 캐리어와 위니아만도, 동부대우전자, 귀뚜라미범양냉동 등이 나눠갖는 모양새다.
 
◇대기업 집중도 심화되는 에어컨 시장
 
위니아만도와 캐리어에어컨을 비롯해 동부대우전자와 귀뚜라미 범양냉방까지 저마다 오랜기간 축적된 냉방공조 기술을 바탕으로 에어컨 브랜드 입지를 굳혀온 에어컨 전문 기업이다. 문제는 십여년 전부터 에어컨 시장에서 대기업 집중도가 심화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LG전자가 에어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올해 휘센 에어컨 신제품 30종을 출시한 데 이어 17일부터 3월 말까지 'LG휘센 페스티벌’ 행사를 진행한다.(사진-LG전자)
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 역시 대기업 집중도가 심화되긴 했지만 에어컨 시장이 유독 심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현재 15% 선도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짙게 깔렸다.
 
다른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중견기업 에어컨 공장 조립인력들의 기본급이 낮아지고 결국 공장이 문을 닫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며 극도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판매 제품 자체가 많지 않고 덩치가 작은 중견기업이 대기업의 자본력을 따라가기란 녹록치 않다. 에어컨 물량 차이에서 비롯되는 규모의 경제는 판매원가 차이로 이어진다. 빅모델을 동원한 마케팅과 간접광고 등으로 인한 물량공세를 당해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솔직히 에어컨 본연의 기능은 별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차이가 나는 것은 삼성과 LG의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서비스 분야 아니겠냐"고 말했다.
 
실제 올해 에어컨 예약판매 판촉행사에서도 삼성과 엘지는 이들을 월등히 앞서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디지털프라자 구매고객들을 대상으로 코웨이의 에어컨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LG전자는 구입모델에 따라 최대 40만원의 캐시백과 공기 관련 가전제품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1990년대만 해도 차별화된 기술력만 있으면 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런 얘기가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반면 캐리어에어컨 관계자는 "가정용 에어컨 매출의 경우 3년 연속 매년 20%의 매출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LG와 삼성이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서 국내 에어컨 3위 기업으로 위상을 다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잘해보는 수밖에.."
 
에어컨 시장 역시 대기업에 아예 잠식될 것이라는 비관론과 함께 중국 브랜드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제품 선택이 다양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중첩하는 가운데 에어컨 중견기업들은 올해를 전환점으로 삼는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에 치우친 건 사실이지만 올해도 잘해보겠다"면서 "일단 우리가 잘하면 그 다음은 어떻게 되지 않겠냐"며 희망을 이어나갔다. 자구적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의 선택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자조도 배였다.
 
◇위니아 에어컨(PVS-154PG).(사진=위니아만도)
지난 1993년 에어컨 전문 브랜드인 '위니아'를 출시한 위니아만도는 '360도 아이스홀 입체냉방' 기술과 차가운 바람을 더 빠르게 만들어주는 '고효율 다이렉트 열교환기'를 장착한 신제품을 내놨다. 살균과 항바이러스 및 공기청정 기능을 높였다.
 
에어컨 원리를 처음 발명한 윌리스 캐리어 박사의 이름을 딴 캐리어에어컨은 지난 2011년 오텍그룹에 인수됐다. 올해에는 차가운 바람을 국내 최장거리인 20m까지 보낼 수 있는 터보 블라스트 송풍기술을 적용한 '립스틱PLUS'를 출시했다. 공기청정기능을 향상시켰고, 스마트 컨트롤 시스템을 개선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냉방기술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부가기능을 탑재한 에어컨을 내놨다. 삼성전자는 새와 파도 등 자연 음향을 들려주는 휴(休) 바람 기능과 제습, 공기청정기능까지 넣었는가 하면 LG전자는 아로마향을 전달하는 '내추럴 아로마' 기능을 탑재했다.
  • 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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