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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삼성·LG '장군멍군'..소송전 점입가경

2015-02-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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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세탁기 파손’에서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논란에 이르기까지 삼성과 LG간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양측은 공식자료를 통해 유감을 표하는 등 반박과 재반박 속에 상호 비방전으로 치닫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공개한 CCTV 동영상 캡쳐 화면
 
조성진 LG전자 사장은 16일 '삼성 세탁기 파손' 논란과 관련해 공식사과와 함께 당시 현장의 CCTV 동영상을 전격 공개하며 검찰 기소에 대한 반박 주장을 펼쳤다.
 
조 사장은 "저의 행동으로 인해 불필요한 논란이 생긴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혐의 유무는 재판을 통해 밝혀지겠지만 지난 40년간 세탁기 개발에 힘써 온 개인의 명예는 물론 속해있는 회사의 명예를 위해서 현장 CCTV를 공개한다"며 당시 현장의 CCTV 영상(http://youtu.be/yvrQBRHAc38)을 유튜브에  전격 공개하는 강수를 뒀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전자(005930)의 전시용 세탁기 3대를 손으로 눌러 문짝 연결부분을 파손한 혐의로 LG전자(066570) 조성진 H&A사업본부장(사장)과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상무) 등 임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당시 매장 내부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소환 조사 등을 통해 조 사장 등이 삼성전자의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결론 내리며 삼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삼성전자의 고소로 수사가 시작된 지 5개월여 만이다. LG전자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임직원을 증거위조 등의 혐의로 맞고소한 데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이와는 반대로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해서는 LG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삼성 임직원들이 불구속 기소됐다.
 
LG디스플레이는 "검찰 수사로 밝혀진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의 불법적이고 조직적인 대형 OLED 기술 탈취를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삼성은 사업 외적인 수단을 통해 경쟁사 흠집내기에 힘을 쏟는 행태를 중지하고 선의의 경쟁에 나서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기소는 통상적인 기업 간 비즈니스에 대해 다소 지나친 잣대를 적용해 유감스럽다”며 “LG디스플레이는 근거 없는 주장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모함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지난 13일 수원지검 특수부는 OLED 핵심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사장과 이를 건네받은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양사는 지난 2012년 5월 삼성의 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임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등이 기소되면서 공방을 벌여왔다.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는 두 업체가 '글로벌 1위'라는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분야인 만큼 자존심을 건 기싸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물론 기싸움에 머무르지 않고 진흙탕 싸움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양사 모두에게 손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양사의 자존심 싸움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될 수 있다"며 "소모적인 법정공방은 기업 이미지까지 스스로 깎아내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사 간 분쟁을 바라보는 시장의 눈은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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