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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모기업 산업 분위기 따라 배구 성적도 '희비'

2015-02-17 17:38

조회수 : 1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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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KOVO))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최근 프로배구를 보면 특이사항이 있다. 돈을 많이 주지는 못하지만 안정적인 공기업 산하 구단이 고공행진을 펼치는 반면 모기업 문제가 불거진 일부 금융사 산하 구단은 연일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것이다.
 
보통 공기업 산하 구단은 선수가 원하는 몸값을 주지 못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선수를 떠나보내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팀은 상위권으로 도약하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어려워지면 상황은 바뀐다. 
 
시즌 막바지인 2014~2015 프로배구 리그 순위표를 살펴보면 불과 한 순위 차이지만 뒤바뀌기는 어려워보이는 경우가 눈에 띤다. 바로 5위 현대캐피탈(승점 43·13승15패)-6위 LIG손해보험(승점 27·9승20패)와 6위 LIG손해보험-7위 우리카드(승점 11·2승27패)가 그런 경우다.
 
회사가 KB금융에 인수된 LIG손보는 이번 시즌 이후 이름이 바뀐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LIG가 KB로 바뀔 공산이 크다.
 
뒤숭숭한 분위기 탓일까. LIG손보는 지난 15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서 열린 우리카드 상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무려 5연패를 당했다. 또 그동안 LIG손보의 성적을 보면 승리한 날의 곱절 이상이 패한 날이다. 순위는 당연히 낮으며, 포스트시즌 진출은 일찍이 좌절됐다.
 
그나마 LIG손보는 어느새 '한국 프로배구의 걱정'이 된 우리카드에 비해선 사정이 낫다.
 
우리카드는 지주사의 민영화 방침으로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이런 상황에 맞춰 우리카드는 올 시즌까지만 배구단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배구단 인수 문제는 긍정적이란 후문이지만 인수할 신규 기업을 찾지 못하면 해체될 가능성도 있다.
 
성적은 역시 나쁘다. 꼴찌는 당연지사고, '역대 최소승'·'역대 최다패' 치욕도 당할 처지다. 역대 최소승은 2006~2007시즌 상무의 2승, 역대 최대패는 2009~2010시즌 상무의 33패다.
 
앞선 두 팀의 부진과 달리 한국전력의 최근 선전은 돋보인다.
 
3위 한전(승점 53·19승10패)은 14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서 2위 OK저축은행(승점 58·21승8패)과의 경기를 승리해 팀간 격차를 좁혔다. 한전은 또한 올 시즌 남자부 최다 연승이자 팀 창단 후 최다 연승(9연승) 기록도 함께 이뤘다.
 
여자부의 선두 도로공사(승점 52·18승7패)도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이고 있다. 도로공사는 14일 열린 2위 현대건설(승점 46점)과의 대결에서 이겨 승점 차이를 벌렸다. 여자부에서 아직 우승경험이 없는 도로공사는 올 시즌 여자부 '유력 우승 후보'다.
 
금융권 산하의 팀이 모두 부진한 건 아니다. 남자부 삼성화재(승점 68·23승6패)는 독보적 선두며, 2위는 OK저축은행이다. 한전은 그 다음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꾸준한 내실을 추구해온 팀은 건재하고, 투자가 다소 줄게 됐거나 타의더라도 악재에 빠진 팀은 성적이 나빠진단 사실이다. '프로'스포츠이기에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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