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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상반기 내내 '추락'…하반기 전망도 '빨간불'

엔저·중국 불확실성 등이 원인…'불황형 흑자' 당분간 지속

2015-07-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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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내내 수출이 내리막을 걸었다. 하반기 수출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퇴로를 잃은 듯한 일본의 저환율 정책(아베노믹스)과 '한국산'의 큰손인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등 한국에 '수출장벽'으로 작용하는 대외적 여건이 당분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관세청이 발표한 '2015년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국내 수출은 올들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품목별로는 선박 수출액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년동월대비 월평균 42.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전 품목 가운데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석유제품 수출이 매달 평균 35.4% 감소, 가전제품과 무선통신기기 수출액은 각각 23.3%, 22.1%씩 줄어 들었다.
 
6개월 내내 미약하게나마 수출액 증가세를 나타낸 품목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반도체 수출은 월평균 6%씩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감 폭은 올초(1월 13.1%)와 비교해 최근(6월 3%)들어 대폭 줄었다.
 
한국 수출 부진의 배경에는 '엔저' 기조를 공고히 유지하려는 아베노믹스의 영항이 크다. 수출 시장에서 한국에 '효자 상품' 역할을 톡톡히 해 온 자동차, 철강, 가전, 섬유 등 품목군이 일본의 그것과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엔저는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한국 수출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상반기 동안 주요 수출국 가운데 대일본 수출이 가장 악화했다. 대일본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매달 평균 17.6%씩 하락해 6개월 간 총 133억달러를 기록했다.
 
대EU 수출 역시 마찬가지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렸다. 올해 상반기 대EU 총 수출액은 23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월평균 6.5% 적었다. 같은 기간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총 680억달러다. 전년과 비교해 월평균 2.1%씩 적은 수치다.
 
다만 대중국 수출 실적에서는 매달 편차가 컸다.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5.2% 상승하며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뒤 곧이은 2월에는 7.7% 하락으로 최고 하락율을 나타냈다. 지난 6월에는 수출액이 0.8% 소폭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관련한 이같은 불확실성 역시 국내 수출 및 수출 전망에 대한 악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내 경기흐름에 따른 한국산 수요 변동이 국내 전체 수출 실적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011년 9% 후반대부터 꾸준히 둔화돼 온 사실 역시 현재 국내 수출 및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7%대를 공고히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발 통계치에 대한 불신 등을 감안해 이를 실제 5% 내외라고 보는 시각도 상존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미 수출액만이 평균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들어 대미 수출은 총 35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달 평균 6.1%씩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초 1월부터 3월까지 각각 14.6%, 7.7%, 16.9%로 높은 증감률을 보이던 반면 4월부터 2달 동안에는 -2.6%, -7.2%씩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6.9% 성장하는 등 변동 폭이 깊었다.
 
한편 이같은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는 지난 2012년 2월 이후 41개월 연속 '100억불 흑자'를 나타냈다. 국가별 상반기 누적 무역수지는 미국(463억4200만달러)과 일본(138억6000만달러)에서 흑자였고, 중국(-209억4800만달러)과 EU(-105억200만달러)에서 적자였다.
 
그러나 이는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 들어 수출입이 함께 둔화할 때 수입이 수출 감소량 보다 더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다. 이같은 경향은 미국과 중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올해 1~6월과 지난해 같은 기간을 놓고 보면, 대미 전체수출이 5.1% 감소하는 동안 전체수입은 15.6% 감소했다. 대중국의 경우, 수출이 5.1% 주는 동안 수입은 무려 39.7%나 줄었다. 
 
불황형 흑자에는 원유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 탓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액 2223억5600만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51.7%)을 차지하는 원자재 수입액은 11498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28% 줄었다.
 
방글아 기자 geulah.b@etomato.com
 
국내 수출은 올들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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