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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이스트스프링운용, ARS 3년차 내년 헤지펀드 승부수"

박천웅 대표 "트레이더 직관 본능 억제해야 장기성과 집중"

2016-03-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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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메사끼(직관력이라는 의미의 일본말)는 트레이더의 본능이지만 주식시장의 오르고 내림을 예측하는 마켓타이밍(Market Timing)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워요. 장기성과에 집중하기 위해선 내적본능을 누르는 억제 노력이 필요합니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사진)는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직관을 발휘하는 것보다 자제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자산에 수익을 더해 주는 일은 운용업 존재 이유지만 기본 투자철학을 충실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전체펀드 설정액은 12조5000억원 정도다.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국내주식펀드는 지난해 연 평균 6% 수익률을 기록해 대형운용사를 제치고 중소형 운용사의 저력을 보여줬다. 여기에는 박천웅 대표와 이스트스프링, 그리고 모기업인 영국 푸르덴셜 금융그룹이 빚어낸 시너지가 한 몫했다.
 
"'Doing well by doing good(좋은 일은 좋은 성과를 낸다)'. 영국 푸르덴셜 금융그룹이 가진 기본 지향점이고 크게 공감합니다. 조직 내에서 창조적인 에너지를 서로 교환할 수 있어 시너지를 내기도 좋죠. 경쟁보단 협력으로 비즈니스 자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고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트스프링운용은 경쟁력 있는 기업을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둔다. 지속가능하고 와해성 혁신을 선도하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첫번째 요건이다. 하지만 투자철학만 지키기엔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시대 변화를 넘어 혁신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현 상황에서 세계시장이 판도 변화를 위해 전략 재정비에 나선 까닭이다.
 
박 대표는 그러나 이를 기회라고 했다. 변화하는 경쟁력을 동태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을 승부수로 띄우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다.
 
"투자철학에 근거한 기업 발굴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지속가능한 것의 경쟁력 자체는 시대를 관통할만큼 중요하지만 그 자체가 낡은 경쟁력이 되기도 하고 차별화한 경쟁력이더라도 누군가 모방할 수 있는 것이라면 경쟁력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기업의 규율이나 배당정책이 얼마나 주주친화적인지 등의 매니지먼트는 두번쨉니다."
 
최근에는 윈윈 파트너를 잔뜩 두고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페이스북만 하더라도 그렇고 글로벌 경제를 지배하는 많은 기업들이 네트워크 효과에 의존한 경쟁력을 가졌습니다. 후발자는 이미 쌓인 높은 진입장벽을 따라잡기 어려운 구조죠. 최근 혁신을 선도하지 않으면서도 대응력이 좋은 기업 대부분이 먹고 마시고 놀거나 창조적인 컨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의 본성과 직접된 업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고 박 대표는 전했다. 이스트스프링운용이 현재 1800억원 규모의 절대수익추구형스와프(ARS·Absolute Return Swap) 운용을 통해 피어그룹 대비 우수한 성과로 트렉레코드를 쌓고 있는 건 향후 헤지펀드 진출 의지로 해석해줄 것을 당부했다.
 
"연 6~8%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습니다. 이스트스프링운용의 전반적인 장기가 헤지펀드는 아니지만 시장의 수요가 커지는 시점에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다면 하는 게 고객에 보답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ARS 3년 트렉레코드가 쌓이는 내년 6월께 한국형 헤지펀드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력 확충 의지도 드러냈다. 현재 이스트스프링운용 조직규모는 65명으로 '운용사이즈 20조원, 인력 100명' 목표를 세운 상태다.
 
"퀀트와 AI(대체투자) 부문 인력 보강이 필요하고 헤지펀드 운용이 본격화하면 인력증대는 불가피합니다. 고용이 '최고의 선'인 시대, 더 이상 구조조정을 자랑거리 삼는 리더십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알죠. 이스트스프링운용은 이미 한국 현지화된 회사인 만큼 100% 한국에서의 고용창출을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로 금융투자업권에 발을 들인 박 대표는 메릴린치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 운용역과 모건스탠리 리서치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05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사업부 대표와 해외사업부 대표를 지낸 그는 2010년 미래에셋자산운용 국제마케팅부문 대표로 합류해 홍콩법인 대표를 맡았고 2012년 이스트스프링운용 대표로 영입됐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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