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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상

(오피니언)중국 소순환 경기 사이클 회복에 대한 기대

2016-03-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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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하이일드와 신흥국 채권 스프레드는 하락 반전했고, 신흥국 환율은 강세로 전환됐다. 주가는 반등했다. 무엇보다도 중국과 유럽,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공조 효과가 컸다. 중국은 유동성 공급과 함께 지준율을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II)를 통해 2021년까지 유로존 은행들에게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마이너스 금리로 인한 유럽발 금융위기 가능성을 현저히 낮췄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을 기존 네 차례에서 두 차례로 하향 조정했다.
 
코스피는 이제 2000선을 앞두고 있다. 시장의 고민 중 하나는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11.1배로 높아지며, 과거 평균 대비 플러스(+)1 표준편차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밸류에이션이 상승하는 국면은 일반적으로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버블이 형성되거나 경기침체 국면 이후 회복되는 턴어라운드 국면이다. 이때는 평균 대비 +1 또는 +2 표준편차 이상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재 밸류에이션 상승은 경기호전을 반영하기보다 글로벌 정책 기대감으로 인한 주가의 급반등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코스피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탈 개선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글로벌 정책 공조로 시간적 여유를 얻은 가운데, 2분기에는 중국의 소순환 사이클상의 경기 회복이라는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어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재정지출 확대와 시중 유동성 공급 확대로 중국 경제의 점진적인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정부의 거시경제정책 기조는 ‘적극적 재정정책’과 ‘안정적 통화정책’이다. 재정정책 관련해서는 감세를 통한 기업과 개인 부담 경감을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지방정부 채권발행 한도도 높였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지난해 2.3%(실제 2.4%)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통화정책 관련해서는 2016년 총통화(M2) 증가율을 지난해 12%(실제 13.3%)에서 13%로 설정했고, 사회총융자 규모도 13% 내외를 목표로 설정했다. 재정정책과 함께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해 실물경제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중국경기의 회복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2월 중국의 신규 건설투자가 전년 동월 대비 16.5%나 급증했고, 1~2월 기업이익도 전년 동월 대비 4.8% 증가했다. 최근 중국의 부동산 투자 증가세는 주택시장보다 오피스빌딩 시장이 주도하는 모습이다. 1~2월 주택 관련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1.8%로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았다. 2~3선 도시들의 주택재고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오피스빌딩 관련 부동산 투자 증가율이 16.1%로 급증했다. 저금리와 유동성 팽창이 기업들의 빌딩 투자를 부추긴 결과이다. 1월 사회융자 규모는 전년 동월 대비 67%나 급증한 바 있으며, 부동산 경기지수도 2월 들어 상승 반전했다.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하위 항목 중 원자재와 완성품 재고 지수는 올해 1월을 바닥으로 반등하고 있다. 경기회복을 염두에 둔 재고 축적이 2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하락세가 지속되었던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침체의 원흉이었던 중국에서부터 봄바람이 불어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건설투자 재개로 인한 필요한 물량 확보는 관련 제품가격의 급등을 야기시키기도 했다. 3월25일 기준으로 올해 저점 대비 중국 내수용 철강제품(열연)은 +27.2%, 철강제품(냉연) +21.6%, 철근 +36.4%, 철광석 +47.5%, 제철용 석탄가격이 +13.0%의 가격 급등을 기록했다.
 
2분기 지수 상승 탄력은 크지 않더라도 실적 호전주·중국 수혜주는 그렇지 않은 종목과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 달간 실적이 상향 조정된 국내 업종은 IT가전, 조선, 정유, 게임, 화학, 건설, 가구, 건강장비·서비스, 철강, 비철금속, 인터넷, 제약업종 등이다. 중국 회복 모멘텀으로 2분기에는 중국 관련주인 정유, 화학, 비철금속, 철강, 화장품 업종의 상대적 강세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요섭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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