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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관

금호가 형제갈등 다시 수면위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금호터미널 지분 매각 놓고 충돌…상표권 소송도 진행중

2016-05-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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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금호가의 형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대법원 판결로 각각의 그룹으로 계열분리되며 소강상태로 전환했던 형제 간 갈등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놓고 또 다시 충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지난 5년 간 개별기준으로 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부채 총계만 8조441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991.5%에 달한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29일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금호터미널 지분 100%를 그룹의 지주사 격인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처분하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금호석유화학 측은 아시아나항공에 금호터미널 매각 관련사항 질의 및 자료제공 요청 공문을 발송하는 등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터미널의 현금자산을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합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은 이 같은 정황을 잘 알면서도 박삼구 회장의 개인회사인 금호기업에게 금호터미널을 매각함으로써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및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법무법인을 통해 해당 사항에 대한 법리적 검토에 들어간 상황으로, 검토 결과에 따라 향후 박삼구 회장에 대한 배임죄 소송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양측의 갈등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정기 주주총회에 법률대리인을 보내 경영상태를 비판한 바 있다. 이어 서재환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의 아시아나항공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며 박삼구 회장 체제를 견제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금호기업의 이번 금호터미날 흡수합병은 금호석유화학의 견제를 피하고 박삼구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금호터미널 등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을 경영하는데 있어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 계열사이자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이 직접 운영함으로써 지배력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주사의 재무구조 역시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게 지배적 해석이다.
 
다만 양측은 최근 상황이 형제 간 갈등으로 비쳐지는 것은 경계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2대 주주로 회사가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하길 바란다"며 말을 아꼈고,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주주로써 비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이의를 제기한 것일뿐, 특별한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은 '금호' 상표권을 두고도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산업은 '금호' 상표권이 자사에 있으며 이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금호석유화학은 공동소유로 사용료를 낼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 열린 1심에서는 양 그룹의 공동소유를 인정했지만, 금호산업의 항소로 다음달 16일 2심 결론을 앞두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왼쪽)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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