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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브렉시트 vs 브리메인…'결전의 날' 영국의 운명은

EU 잔류 여론 상승세 속 접전…부동층이 변수

2016-06-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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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영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브렉시트' 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몇몇 설문조사에서는 영국이 EU에 머무르는 '브리메인'의 가능성이 '브렉시트'보다 높은 것으로 나오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설문조사도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영국 경제 및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다른 EU 국가들의 탈퇴 의지 역시 커질 것오로 보인다. 또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는다 해도 EU내 불협화음에 대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설문조사마다 결과 달라 예측 불가능
  
21일(현지시간) 현재 여론조사마다 찬반 비율이 다르게 나오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기준 서베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브렉시트에 대해 반대하는 응답자는 45%를 기록하며 찬성 44%를 소폭 앞섰다. ORB 인터내셔널의 조사에도 반대가 53%로 찬성 46%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유고브에 따르면 브렉시트 찬성 의견은 44%로 반대 42%를 앞섰다.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한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이 지난 16일 괴한에 의해 피살되며, EU 잔류 쪽으로 표심이 기울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팅업체들 역시 잔류를 확신하고 있다. 오즈체커에 따르면 이날 현재 브렉시트 국민투표 종목을 개설한 주요 베팅업체 19곳은 모두 잔류 가능성을 더욱 크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0% 정도의 영국인들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투표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의 결정에 영국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언급 초기에는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전망됐던 브렉시트가 실질적 위협으로 다가온 것은 이민자 수용에 대한 정책에 많은 영국인이 지쳐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몇년 사이 영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와 난민이 많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으로 건너온 이민자들은 주로 건설업이나 서비스 직종에 근무하게 되는데, 특히 현재 영국에서 이 직종들은 이민자들이 모두 점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NYT는 지적한다. 따라서 이민자들에 의해 일자리를 잃어버리게 됐다고 생각하는 영국인들은 강력하게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영국이 EU 안에 속해 있는 한, EU가 정해놓은 이민자 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이콥 펑크 컬크가드 피터슨기관 전략가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은 이민자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영국의 EU 탈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EU의 정책이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비판 또한 오래전부터 제시되어 왔다. EU 내에서 독일의 목소리가 가장 강력해 영국인들의 불만이 높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문제가 많은 터키마저 EU에 가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와 영국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투표 후 시나리오는?
 
만약 투표 결과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미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등 각종 기관과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의 EU 탈퇴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우선 영국은 현재 EU 회원으로서 누리고 있는 무역 관련 지위를 전부 잃어버리게 된다. 이제 영국은 독립된 나라로써 다른 국가들과 새로운 협상을 해 나가야 하는 만큼 단기적으로 경제적 혼란이 예상된다고 NYT는 전했다. 또한 금융 회사들이 영국을 떠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영국은 글로벌 금융 허브로 꼽히고 있지만 이미 대형 금융 회사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을 떠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IMF는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를 침체로 빠져들게 할 것이고 내년 영국 경제는 0.8% 줄어들 뿐 아니라 3년 뒤인 2019년에는 경제의 5.5%가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지펀드 큰 손으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 역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파운드화 가치는 급락하고 영국의 가계 임금은 평균 3000~5000파운드 줄어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제기구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EU의 실질 GDP가 2017년까지 0.5~2%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EU내 무역량이 줄어들 수 있고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이는 가뜩이나미약한 회복세를 보이는 유럽 경제의 경우 더 큰 충격이 될 수 있다.
 
또한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주변 국가들의 독립에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키운다. 지난 2014년 스코틀랜드 역시 독립 투표를 벌인 바 있는 만큼 스코틀랜드 내에서 다시 한 번 독립 움직임이 커지면 EU 내 동맹은 점점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 않는다 해도, EU 내 국가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은 EU가 해결해야 될 문제라고 NYT는 지적했다.
 
NYT는 “EU는 좀 더 민주적인 정치를 펼쳐 회원국들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많은 부분을 개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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