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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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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옥시·SK케미칼 등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3조 투자

일본 전범기업에도 9000억 투자…남인순 "엄격한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2016-10-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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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보급한 업체에게 3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국민연금법’에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근거 조항이 마련됐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10일 공개한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기업인 영국 옥시레킷벤키저 주식을 1450억원 어치(평가금액 기준, 지분율 0.18%)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또 가습기 살균제를 가장 처음 제조해 보급한 SK케미칼에는 2305억원(지분율 13.1%)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을 포함해 이마트와 GS리테일, 롯데쇼핑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들에게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등의 형태로 총 3조1142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가 총 4400여명에 이르고, 사망자가 900명이 넘는 상황에서 국민이 낸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오히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남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도 계속 증가해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원에서 2014년 말 74개 기업, 7646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투자규모는 77개 기업에 9315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 2년 사이 투자 대상 전범기업의 수는 1.4배 증가했고, 평가금액은 1.6배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6월말까지 국민연금은 일본 전범기업 72곳에 880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전범기업이라고 해서 모든 투자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성 등을 고려해 투자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수익마저 저조하다는 것이 남 의원의 지적이다. 전범기업에 투자한 국민연금의 평가손익을 살펴보면 도요타(-279.1%)와 고마쓰 제작소(–127%)에 대한 투자 손실이 가장 컸고, 니폰제강&스미토모금속(-72.1%), 구보타(-65%), 파나소닉(-60.5%) 등의 평가손실도 적지 않았다. 지난 6월말 기준 평가손실이 발생한 전범기업은 40개로 전체의 55.5%를 차지했다. 
 
남 의원은 “평가 손익이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해온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해 보다 엄격한 투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국민연금관리공단 앞을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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