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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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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양자 영수회담으로 야권 공조에 '찬물'

국민의당·정의당 "균열 우려" 반발…안철수 등 대선주자들 '쓴소리' 이어져

2016-11-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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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양자 영수회담을 성사시키면서 다른 야당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그동안 박 대통령을 단일대오로 압박했던 야권에 균열 조짐이 일고 있는 모습이다.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박 대통령의 퇴진에 대한 생각이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견제한다는 측면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해왔다. 지난 9일 야3당 대표 회동에서는 주말집회를 치르고 다시 모여 공조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도 했다.
 
하지만 이날 추 대표와 박 대통령의 영수회담 소식이 알려지면서 야권 공조를 이뤄왔던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비판이 거세졌다. 또한 두 당이 추 대표로부터 영수회담 제안과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연락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자회담을) 제안한 추 대표나 받아들인 박 대통령이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가 회담 제의를 덜컥 받은 것은 아직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진상을 호도해서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해보려고 하는 술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야권은 균열되고 대통령의 임기는 살려갈 수 있다는 그 덫에 우리가 빠지고 있다”며 추 대표를 질책했다.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도 “지금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최후통첩을 하고 그 답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런 때에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이 어떤 쓸모가 있는지 모르겠다. 국민들에게 혼란만 줄 뿐”이라며 “국민들에게 야권 균열의 우려만 키우는 단독회담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도 추 대표의 영수회담이 성사된 것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토요일에 모인 민심이 바라는 게 그거였는지 되묻고 싶다”며 추 대표의 행보를 비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한 언론에서 방송 중인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참석해 “단 1초라도 박 대통령의 국민이고 싶지 않다는 의사가 분명한데 갑자기 영수회담인지 국민이 이해가 안 될 것 같다. 최순실 게이트 몸통이 대통령인데 이 분하고 무슨 협상이냐”며 “영수회담 제안은 청와대에 좋은 일이고 야권 분열로 이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퇴진이 전제되지 않은 수습책도 국민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합의된 회담이라면 국민의 퇴진 요구를 가감없이 전달하고 대통령의 퇴진 결단을 끌어내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 소식이 알려진 뒤 민주당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영수회담을요청하면서 당의 총의를 모으는 것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다. 이언주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오늘 영수회담을 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다수 의원들이 멘붕(멘탈붕괴) 상태”라며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의도를 의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야권이 이날 추 대표의 영수회담으로 하루종일 소란스러웠던 것에 반해 여당인 새누리당은 환영의 입장을 밝혀 대조를 이뤘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영수회담이 여러 차례 진행되면서 국가와 국민에게 지금의 혼란이나 불안, 국정 공백이 최소화돼야 한다”며 “어떤 형태로든 영수회담이 진행되고, 이를 통해 제1야당이 요구했던 중립내각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화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상호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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