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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시멘트 수급 위기 지나니 이번엔 철근값

원자재 값 급등으로 내년 인상 불가피…공사원가 상승 요인

2016-12-2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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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달 철도 파업으로 시멘트 수급난에 시달렸던 건설사들이 이번에는 철근값 인상 우려에 고심하고 있다. 철근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철광석, 유연탄 등의 국제 시세가 올 들어 급등하면서 제강사들의 가격 인상 요구를 더 이상 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올해 분양한 45만가구의 착공으로 철근 등 건설자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공사원가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와 제강사들은 지난 214분기 철근 기준 가격을 전 분기와 동일한 톤당 585000원에 최종 합의했다. 양 측은 가격 인상과 동결을 놓고 몇 달째 공방을 벌여왔다.
 
이 때문에 올 4분기 협상을 완료한 데 이어 곧바로 내년 1분기 철근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4분기 협상 당시 제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톤당 15000원을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가격 동결을 주장했던 건자회의 요구대로 합의가 이뤄졌다.
 
올 들어 유연탄, 철광석 등 철근 원재료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철광석의 경우 지난해 12월 초 톤당 38.3달러에서 지난달 말 80.8달러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올 초 50달러 수준이었던 유연탄도 지난달 톤당 119달러까지 두 배 이상 치솟았다.
 
이에 업계에서는 4분기 협상 당시 제강사들이 한 발 물러난 만큼 내년부터는 철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근은 주요 건설 원재료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철근 등 봉강류 구매금액이 29958900만원, GS(078930)건설은 철근 구매금액이 16648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원재료의 6~7% 수준으로 개별 자재 중에서는 레미콘과 함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철근 가격이 오르면 그만큼 공사원가가 상승하고 건설사가 가져가는 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최근 2년 사이 대규모 아파트 물량을 분양하고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가는 건설사로서는 자재 가격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올해와 내년 약 100만가구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주요 건설현장에서 인력과 건설장비가 부족사태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해진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원활한 자재공급은 필수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4분기 철근 가격이 동결됐다고 해도 3분기에 적용됐던 할인율이 축소되면서 건설사들이 실제 지급하는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4분기 가격이 동결된 만큼 1분기 때는 인상 요건 등이 반영돼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내진 설계가 강화되면서 철근 등 자재 사용이 증가하는 점도 건설사로서는 악재다.
 
정부는 지난 16'지진방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는 3층 또는 500이상 건물만 내진 설계가 의무화 됐지만 이번 대책으로 내년 1월부터는 2층 또는 500이상으로 기준이 강화된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는 모든 주택, 2층 또는 200이상 건물로 내진 설계 의무화 대상이 크게 확대된다.
 
업계에서는 내진 설계 비용은 총 건축비의 1~2% 수준으로 미미하지만 골조공사 시 사용되는 콘크리트파일(PHC파일)과 내진용 철근 수요는 10~2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진용 철근의 경우 제강사 마다 가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 철근에 비해 5~10% 가량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 들어 급등한 철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건설현장의 주요 자재인 철근 가격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경남 밀양시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시공사 직원이 철근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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