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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재건축에 가려진 유지·보수 분야 부동산시장 주목

20년 지난 노후 아파트 46%…1기 신도시 대부분 포함

2016-12-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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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노후 주택의 유지·보수에 대한 부동산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은 지 20년이 지난 아파트가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인 데다 최근 지진에 따른 재난재해 위험도 커지면서 유지·보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잇따른 대출 규제 강화로 내년 신규 분양시장 침체가 예고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유지·보수 시장은 부동산과 건설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도 관심 받고 있다.
 
2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아파트 980만가구 중 20년이 지난 노후주택은 327만가구로 46.0%를 차지했다.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29.3%에 달했다.
 
특히 1980년대 말 조성된 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 등 1기 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이 준공 20년이 넘었다.
 
노후 주택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층간소음 문제를 비롯해 주차장 부족과 승강기 고장, 배관부식에 따른 녹물 등 입주자들의 불편 사항도 증가했다. 또 최근 지진 발생 빈도가 늘면서 이에 따른 재난재해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노후 주택 문제의 대부분은 재건축에 초점이 맞춰져 유지, 보수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5월부터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감소한 점도 재건축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 심의가 잇따라 보류되고 내년 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가 일몰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단지가 증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6건의 재건축 관련 안건 중 개포1차 현대아파트 재건축 1건만 통과시켰다. 잠원동 한신4지구 등 5건의 심의는 보류했다.
 
반면 리모델링 관련 규제는 점차 완화되고 있다. 이달 초 15년 이상 노후한 아파트를 수직·증축을 통해 50가구 이상 증축을 가능케 하는 '2025 서울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통과시켰다.
 
이에 힘입어 노후 주택이 많은 목동과 여의도, 이촌동 등에서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리모델링 대상이 되는 15년 이상 된 노후 주택들이 2020년에 2993단지, 2025년에는 3690단지로 증가하면서 리모델링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종권 LH 토지주택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간 주택부족 문제 해소를 위한 신도시 건설 등 대량의 아파트 공급으로 물량 목표는 달성됐지만 재건축에 대한 기대심리로 유지관리에 대한 본격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후 아파트 문제는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최대한 기존 자산을 적극적으로 유지 관리하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고 주민 자력의 재건축, 리모델링이 가능한 경우에는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재건축 심의는 잇따라 보류된 반면 리모델링 규제는 완화되면서 노후 주택의 유지, 보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리모델링에 관심이 많은 서울 양천구 목동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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