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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LIVE다이어리)③(뷰민라)칵스, 본능 누르고 변신을 꾀하다

'스티비 원더' 스타일로 관객들과 어쿠스틱 샤워

2017-05-17 15:53

조회수 :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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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공연을 보며 적는 단상들입니다. 개인 서랍장에 집어넣어야 할 정도로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공연 본 순서도 뒤죽박죽이 될 것 같습니다. 그저 보고, 들은 느낌을 적는 단촐한 공연 일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안녕하세요. 칵스입니다. 오늘은 좀 조용히 하려고 했는데 본능과 이기심이 비집고 나와서는” (관객들 웃음)


개러지록에 일렉트로닉을 결합, 트렌디한 음악세계를 선보이는 4인조 록 밴드 칵스(The Koxx). 그들은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17’(뷰민라) 민트브릿지 무대에서 ‘endless man go’와 ‘Hello’ 두 곡을 연주하더니 자신들의 변할 수 없는 ‘본능’에 대해 털어놓았다. “원래 저희가 이렇게 조용한 음악을 하는 밴드는 아닌데요.”


봄을 닮은 음악들이 울려 퍼지는 ‘뷰민라’의 성격에 맞춰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튜닝을 가해야 했다. ‘위잉위잉/이용이용’ 대는 전자음 대신 부드러운 멜로디를 활용한 피아노를, ‘지지징’ 거리는 기타이펙터 대신 아르페지오로 힘을 뺀 순수 전자기타의 음을 활용했다.


그래도 칵스는 칵스였다. 헤비하고 신나는 사운드는 아니었지만 중간 중간 억제되지 못하고 꿈틀꿈틀 발현되는 본능들이 무대에서 춤을 췄다. Over and Over, Hot 캠프 파이어, Take me far from home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로 편곡된 세 곡이 울려 퍼졌다.


보컬 이현송은 바람결에 보랏빛 머리를 날리면서 지휘자처럼 두 손을 휘저으며 노래를 유도하는가 하면 진지한 표정으로 약간은 코믹하게 흔들거리듯 춤을 췄다. 관객들은 그의 ‘소울’에 유쾌한 웃음을 터뜨리며 공연을 즐겼다.


“자 다음곡, by the way입니다. 흔들어 볼까요? 스티비 원더 스타일로? come on yo!” (관객들 웃음)


곡 중간 중간에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걱정했던 자신들의 이야기도 솔직하게 전했다.


“전날 소란 형들이나 데이브레이크 형들의 영상을 봤는데. 막 원투쓰리포 꼬 하더라고요. 우리도 원래 그런 거 잘하는데. (관객들 웃음) 못해드리는 게 죄송스러워서요. 근데 없어요. 오늘 우리 그런거 오늘 안해요.(아아아 아쉬워하는 관객들의 목소리)”


새롭게 편곡된 곡들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봄날과 잘 어울렸다. ‘echo’와 ‘소음속에 사라진’, ‘사랑춤’, ‘12시’ 등이 감성적이고 우아한 형태로 재편곡돼 울려 퍼졌다. ‘소음속에 사라진’을 할 때는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건넸지만 관객들이 따라 부르지 못했다. 얼굴이 빨개친 보컬 이현송은 웃으면서 곡이 끝난 뒤 가사를 하나하나 읽어주는 ‘강습’을 펼쳐 공연장 전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했는데 공연 중간중간 가사도 틀리고 죄송합니다. 12시 들려 드리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이현송은 마지막까지 두 손을 가만있지 않고 왼팔 오른팔을 흔들면서 춤을 췄다. 바람결에 건반 담당 숀의 옷에 붙어 있던 빨간 치장들은 너울거렸다. 서서 베이스를 치는 박선빈과 앉아서 기타를 치는 이수륜은 고개를 흔들면서 맡은 연주에 충실했다. 객석에 있는 이들은 “열 두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는 후렴구를 따라 부르며 본능을 거슬러 연주하는 그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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