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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박원오씨 "삼성, 최순실 존재 이미 알고 있었을 것"

최씨가 승마협회 회장사 삼성으로 바뀔 것이라고 하자 사실로

2017-05-3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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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최순실씨 측근으로 딸 정유라씨 후견인 임무를 맡아 온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정윤회 문건 유출' 당시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앞선 국내 권력 1위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31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들에 대한 2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 측이 '국내 권력 서열은 최순실 1위, 정윤회 2위, 박근혜 3위'라고 주장한 정윤회 문건에 관해 묻자 "문건 유출 관련 언론 보도 후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과 '최씨가 1위 맞는 거 같다'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또 "당시 정씨는 2위가 아닌데 박관천 전 경정이 잘못 본 것 같다고도 이야기했다"며 이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해 "최씨가 매사 비밀스럽게 행동하고 표현을 안 한다. 그간 행동을 조금씩 모아서 생각해보면 1위가 맞다고 봤다"고 밝혔다.
 
박 전 전무는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나쁜 사람'이란 말을 똑같이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2013년 최씨는 정씨가 상주대회 우승에 실패하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승마협회를 감사하도록 했다"며 "당시 감사를 맡은 진재수 전 문체부 과장이 저를 찾아와 승마협 관련해 물어봐 답해줬다. 그런데 진 전 과장이 제 뒷조사를 한 것도 알게 돼 최씨에게 이 사실을 말했더니 '참 나쁜 사람이네요'라고 해 놀랐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도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에 대해 똑같은 '참 나쁜 사람이네요'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박 전 전무는 삼성 측이 사전에 최씨 존재를 알았을 것이란 취지로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2015년 5월 김 전 전무를 통해 이영국 전 승마협회 부회장(현 제일기획 상무)을 만나 승마협회 현안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삼성 측이 협회 임원도 아닌 자신을 만나 승마협회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이미 '최순실 대리인'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검찰 물음에 "네. 아무 임원도 아닌데 만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들 생각이 있겠지만, 제 생각으로는 여러 정황상 삼성이 (이때 최씨 존재를 이미) 알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최씨 존재를 몰랐다던 삼성 주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이외에도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사전에 한화그룹에서 삼성으로 승마협회 회장사가 바뀐다고 말한 게 사실이 됐고 두 차례 승마협회 부회장 인선도 주도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박근혜(왼쪽)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오른쪽) 씨가 30일 오전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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