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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핵심증거 태블릿PC 법정 첫 공개…최순실 "처음 봐"

국과수 포렌식 작업 뒤 최씨 것 여부 밝혀질 듯

2017-11-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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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농단 사건 핵심증거 태블릿PC에 대해 제한적으로 법정에서 검증이 이뤄졌다. 검찰과 최씨 측은 여전히 최씨의 것인지 아닌지를 놓고 공방을 벌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9일 최씨 재판에서 지난해 JTBC가 처음 발견해 검찰에 제출한 태블릿PC에 대해 전원은 켜지 않고 실물만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 실물화상기에 태블릿PC 본체를 띄워 재판부가 이를 보고 설명했다. 최씨와 변호인들도 실물화상기 앞쪽에 나와 이를 지켜봤고 최씨 측이 신청한 웹프로그래머 한 명과 IT 개발자 한 명도 앞에 나와 직접 사진을 찍는 등 절차에 참여했다.
 
재판부는 전원을 켜지 않도록 한 이유에 대해 "태블릿PC 검증에 앞서 검찰 설명으로는 전원을 켜면 저장자료의 해시값이 변경돼 이전과 다르게 된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원을 켜지 않고 이미징할 수 있는 기기가 있다"며 "이미징 하기 전에 지금 검증을 위해 전원을 켜게 되면 검찰이 보관하고 있는 이미징 파일과 국과수에서 나올 이미징 파일의 해시값이 달라 또 다른 우려가 생길 수 있어 이번엔 전원을 켜지 않고 외관만 살피겠다"고 밝혔다.
 
태블릿PC를 본 최씨는 "처음 검찰 조사받을 때부터 증거 원칙에 따라 태블릿PC가 제 것인지 보고 확인하고 싶었는데 검찰에서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태블릿PC를 입수했다는 JTBC의 경우 입수 경위에 대한 설명이 매번 다르다. 처음엔 독일에서 주웠다고 했다가 이후 저희 집 그다음 고영태씨 사무실에서 찾았다고 사실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태블릿PC를 오늘 처음 봤고 쓰지 않았다. 제가 생각하기에 고씨 기획이거나 검사나 JTBC가 국정농단을 기획한 게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도 " 1년 만에 천신만고 끝에 현물이 제출돼 진상을 규명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피고인은 오늘 처음 실물을 보는 것이다. 검찰은 처음 수사 보고서에도 피고인이 사용했다고 단정했다"며 "뭐 대단한 거라고 보여주는 데 1년이나 걸렸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애초부터 검찰이 단정해 수사한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금 이 변호사나 최씨가 저희가 태블릿PC를 숨긴 것처럼 주장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절차에 따라서 하는 것이다. 앞서 내장된 자료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진술 등으로 최씨가 사용했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며 "그런데도 의혹을 제기하고 조작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번 국과수 감정을 통해서 검찰에서 조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감정 직전에도 검찰과 이 변호사는 날을 세웠다. 변호사가 먼저 "전원을 켰을 때 그 안에 저장 기록이나 로그값이 변경된다면 JTBC가 지난해 10월18일 이 태블릿PC를 발견하고 가져간 이후 전원을 켠 사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전원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징 작업을 거쳐 검찰의 보고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몇 차례 전원을 켠 사실이 있는지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미징 작업 이후에는 전원을 켠 적 없다"고 밝혔다. 이에 이 변호사는 "검찰은 전원을 켜봤다는 것인가. 검찰이 JTBC에 태블릿PC를 받아 전원을 켰다면 보고서가 기록으로 입증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검찰은 "JTBC에 임의제출받아 어떤 증거물인지 가치 판단을 위해 (전원을 켠) 이후 이미징 작업했고 그 이후 분명히 켠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태블릿PC는 법원에서 보관한 뒤 추후 국과수와 협의해 인도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국과수는 태블릿PC를 넘겨받아 포렌식 작업을 거친다. 이후 검찰이 지난해 포렌식 작업을 거쳐 확보한 태블릿PC 파일 보고서와 비교해 최씨의 것인지 아닌지 판단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JTBC가 최씨가 사용한 것이라고 보도한 태블릿PC를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벌였고 최씨가 실제 사용자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최씨는 이 태블릿PC를 사용한 적이 없다며 재감정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최순실씨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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