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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상륙 30년)AS문제·배출가스조작·부품 폭리…후퇴하는 ‘소비자권익’

AS센터 한 곳당 3400대 담당하는 꼴…1등 벤츠 평균 수리기간 일주일 육박

2017-1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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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올해는 '수입차 수난시대'라고 불릴 정도로 수입차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가 많았다. 2015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건에 이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 포르쉐코리아 등 독일3사 배출가스 논란이 올해 가장 큰 이슈로 부상했다.
 
뿐만 아니라 수입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사후관리(AS)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다. 올해도 점유율 15%를 넘어설 전망이지만 판매 후 관리에 대한 문제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될 문제다. 서비스센터 당 수리차량 입고시 대기해야하는 시간도 국내 완성차업체와 비교해서 월등히 길다. 또 일부 수입차업체가 차값은 상대적으로 싸게 팔면서 부품 가격에서 폭리를 취하는 '꼼수' 판매전략을 구사하는 등 눈속임도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이에 더해 수입차 위탁 수리업체가 보험사를 상대로 턱없이 비싼 사기 보험금을 청구하는 등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많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입차 판매량은 증가세이지만 AS 센터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DIA)에 따르면 2013년 3월 374개였던 수입차업체 운영 공식 서비스센터 수는 지난 10월 기준 524개로 40.11%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등록 대수가 약 180만6000대임을 감안할 때 서비스센터 한 곳이 담당해야 하는 차량 대수는 3400대가 넘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나마 수입차 중 판매량이 높은 BMW는 61개, 메르세데스-벤츠는 53개의 서비스센터를 갖추고 있지만 재규어랜드로버, 혼다, 토요타 등은 최근 2년 간 서비스센터를 늘리지 않거나 1곳 추가하는데 그쳤다. 또 강원도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서비스센터가 없는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차를 수리하려면 도내를 벗어나 멀리 가야하는 고통을 감내해야된다.
 
정비소 한 곳이 감당해야 하는 차량 수가 늘어나면 정비를 맡길 때 예약이나 대기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평균 수리기간은 BMW가 6.2일, 벤츠가 6.3일이다. 반면 현대차의 경우 대기시간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바로 수리가 가능하다.
 
비싼 부품가격과 수리비 꼼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수입차업체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진 품질보증 수리 관련 불공정 약관 시정을 지시했지만 문제점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 보험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의 사고 건당 평균 수리비는 274만1000원에 달했다. 지난해 국산차 평균 수리비인 100만5000원의 약 2.7배다. 평균 부품가격을 봐도 수입차는 5년새(2012~2016년) 2.24% 상승했다.
 
또 수입차 동호회 등 관련 홈페이지에는 중고차 신차 둔갑·침수차 속여 팔기 등 피해 사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포드코리아 공식딜러사인 선인자동차가 중고차를 새 차로 속여 파는 사기행각을 벌였지만 수입사인 포드가 책임 회피에 급급하면서 소비자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포드 익스플로러. 사진/포드
 
선인자동차가 중고차를 새 차로 속여 판매하는 일이 알려진 것만 해도 여러 차례이지만 별다른 제제 없이 영업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피해가 커지고 있다. 포드가 수입해 재도장한 차량을 새 차로 속여 판 사례를 놓고 분쟁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일본 자동차업체인 혼다코리아의 신형 CR-V와 어코드에서 녹이 발생했지만 혼다 측이 "단순히 수입과 판매만 하는 회사여서 부식으로 인한 안전 문제에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도 혼다가 최대 500만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소비자 기만행위"라는 비판여론이 일기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주승용 국민의당 의원은 이에 대해 “할인행사를 통해 문제의 자동차 재고를 소진하려는 혼다 딜러사의 꼼수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로 정부 차원에서 혼다에 대한 시정조치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는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 있는 행동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혼다의 올 뉴 CR-V 터보(왼쪽)와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혼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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