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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도 지배구조 개선도 '폭풍전야'

액면분할로 지배구조 이슈 들썩…물산·생명 변화 주목

2018-02-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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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서초사옥에 걸린 삼성기.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이재용 부회장의 2심 선고일을 하루 앞둔 4일 삼성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랜 경영공백을 마감할 지를 가를 '운명의 날'인 동시에,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유인도 상존한다. 특히 전격적인 액면분할 발표로 경영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변화를 앞두고 ‘폭풍전야’를 자아낸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이날 휴일에도 출근해 재판 결과에 따른 대응책을 고심했다. 이번에는 풀려나길 기대하면서도 불안감을 감추지는 못했다. 2심 공판 과정을 지켜보며 나름 재판부 성향도 분석했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삼성 측은 1심에서 5년 실형을 선고받아 2심에서 3년 이하 집행유예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 비판여론 등 재판 외적 요소가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당초 최순실씨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의 국정농단 뇌물사건 1심 선고가 지난달 예정됐다가 이달 13일로 연기됐다. 이 부회장 선고 결과는 이들 재판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부담감이 더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심에서도 범죄행위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는 없었고 항소심도 마찬가지”라며 “재판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판 직전 사상 첫 액면분할 발표로 지배구조 이슈도 뜨겁다. 옥중 이 부회장이 결정한 것으로 전해져, 재판과 연결시키는 해석도 없지 않다. ‘황제주’를 ‘국민주화’한 주주친화정책 배경에 여론 포섭 의도가 섞여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때보다 실적발표일이 늦었는데, 선고공판에 근접한 시점에 발표해 긍정적 영향을 주려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액면분할로 보유 주식 수를 늘리면 배당금을 올리는 저항 없이 지급액을 단기간내 높일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배당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이는 이 부회장 등 총수일가는 물론, 삼성전자 주주 계열사들에게도 현금 확충에 용이하다. 현금의 사용처로 지배구조와 연결된 갖가지 해석을 낳는다.
 
특히 삼성물산은 최근 서초사옥을 매각키로 하고, 한화종합화학 잔여 지분 매각대금(약 1조원) 확보 방안도 검토하는 등 현금 모으기에 열중이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지분(7.21%) 매각 이슈가 지속되는 와중에 이를 매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전량 소각 계획에 따라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올라가면 금산법상 기준 초과 지분(10% 이상)은 처분해야 한다. 또 금융그룹 통합감독, 보험업법 개정안 등 지분 전량을 매각해야 하는 규제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
 
연장선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 전환, 삼성물산의 지주전환설도 다시 고개를 든다. 지난달 25일 삼성카드는 주주환원정책으로 자사주 2.5% 매입을 공시했다. 삼성카드는 2016년에도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소각하지 않아, 주주환원보다는 인적분할 의도로도 읽혀진다. 분할 후 삼성생명 중심의 금융지주 개편을 내다보는 시각이다. 이는 금융당국 규제에 따른 삼성생명 등 금산결합 지분 해소 과정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국회에는 또 지주비율을 엄격화해 비지주 집단을 강제 지주전환하는 법안도 계류 중이다. 올해 말 지주회사 전환 시 현물출자로 인한 양도차익 과세이연도 일몰된다. 여러모로 삼성물산의 지주전환 유인이 확대되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 재판 결과에 따라 개편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풀려나면 그에 대한 비판여론을 무마할 방안으로, 구속이 길어지면 지배구조 안정화 목적으로, 어느 쪽이든 개편 유인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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