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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숫자' 늘렸지만…저출산 극복은 '글쎄'

전문가들 "신혼부부에 쏠림 과도…저소득층 주거지원이 더 시급"

2018-07-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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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국토교통부가 5일 발표한 '신혼부부·청년 주거지원 방안'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주거복지 로드맵'의 연장선이다. 청년, 신혼부부에게 지원하는 공공주택 공급물량을 더 늘리고 내 집 마련의 자금 지원안도 한층 강화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신혼부부와 같은 차상위계층에 정책 중심이 맞춰져 저출산 문제의 근본 해결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뉴스토마토DB
 
이번 추가 지원책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불안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들의 주거안정성이 취약할수록 결혼을 주저하게 되고 출산율도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이나 자녀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청년은 각각 5.3%, 4.5%에 불과했다. 결혼을 망설이는 주 원인으로는 '결혼비용'을 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국토부는 이번 지원책에서 작년 로드맵과 비교해 공공주택 물량을 신혼부부의 경우 8만가구(공적임대주택 5만가구·신혼희망타운 3만가구), 청년가구는 3만가구(청년주택 2만가구·대학생 기숙사 1마가구) 각각 늘렸다. 금융지원 혜택 대상도 신혼부부는 10만가구, 청년은 15만5000가구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한부모 가족에도 신혼부부에 준하는 지원 혜택을 주는 방안도 새로 포함시켰다.
 
하지만 주거지원 정책의 무게 중심이 과도하게 신혼부부에게 쏠려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토부가 신혼부부의 주거안정성이 취약하다는 판단 근거로 제시한 신혼부부 가구의 자가점유율은 44.7%다. 전체 가구 57.7%%보다 낮지만 '결혼한 지 7년 이내'인 신혼부부 10 명 중 4명이 내 집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신혼부부 중심으로 흘러가는 주거정책이 임대료가 비싼 공공임대 물량을 늘린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에 새로 추진하는 '매입·전세임대Ⅱ'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80%로 기존 매입·전세임대 임대료(시세의 30~50%)보다 높은 수준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주거정책이 저출산 정책과 맞물리면서 신혼부부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은 문제"라며 "신혼부부보다는 저소득 가구의 열악한 주거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문제의 핵심은 결혼을 이행 못하는 것"이라며 "가난한 청년들을 우선 지원해야 하는데 정부가 주거 복지 대상을 누구로 해야하는지에 대해 크게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숫자 늘리기'에만 지나치게 급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신혼부부와 청년에게 공공주택 물량 자체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짧은 임기 내에 효과를 극대화하려다보니 너무 숫자에만 집중된 추가 지원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부의 주거안정 목표는 집을 싸게 주는 것이 아니라 저출산 문제에서 벗어나고 청년들이 사회적으로 잘 활동하는 것"이라며 "주택 공급만으로 저출산 문제가 해소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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