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더블 드래곤, 버블 보블(일명 보글보글). 듀스, 룰라. 동전 하나를 넣고 버튼을 정신없이 두드리던, 바지 주머니에 차고 넘치는 카세트나 CD 플레이어를 통해 음악을 듣던 '그때 그 시절' 하면 떠오르는 게임과 가수들이다.
자동차 중에서는 쌍용차의 뉴코란도와 대우차의 에스페로가 생각난다. 에스페로는 미국 드라마에서 나오던 차를 닮은 디자인이 강하게 다가왔고 뉴코란도는 동네 젊은 아저씨 한 분이 타고 다니는 붉은색 계열의 차가 참 멋져 보였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최근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 엔카 닷컴이 실시한 '가장 기억에 남는 1990~2000년대 자동차'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경차·세단 부문에서는 대우 '티코'가 1위를 차지했다.
출처/엔카닷컴
일주일간 진행된 조사에는 총 851명이 참여했고 투표 대상은 엔카 닷컴에 등록된 국산 차 중 1990~2000년대에 판매된 경차·세단 12종과 SUV 8종이다. 선택은 각각 최대 2개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티코는 23.1%의 선택을 받았다. '나의 첫차', '국민차라서', '최초의 경차'라는 게 주요 이유다. 2위는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화제가 됐던 대우 에스페로(15%)가 차지했다. 최초의 스포츠카 현대 스쿠프(12.6%)는 3위를 차지했다. 이어 현대 엘란트라(10.6%), 뉴그랜저(8.9%), 현대 다이너스티(5.9%), 기아 세피아(5.5%), 대우 레간자 (5.4%), 기아 포텐샤(5.1%), 현대 엑셀(5.1%), 대우 누비라(2.1%), 기아 스펙트라(0.8%) 순이었다.
SUV에서는 고급 SUV의 원조 쌍용 무쏘가 38.7%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름이 강렬해서', '튼튼함의 대명사' 등이 선택의 이유였다. 현대차 최초의 SUV 갤로퍼(26.7%)는 2위,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던 쌍용 뉴코란도(14.1%)는 3위를 차지했다. 이어 기아 스포티지(6.7%), 현대 트라제XG(4.6%), 기아 레토나(4.2%), 현대 싼타모(3.9%), 대우 윈스톰(1.1%) 등의 순이었다.
엔카 닷컴은 국내 최초 차종이거나 디자인이 파격적이었던 차량일수록 소비자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