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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기 바이오기업 쓸어담는 VC…1조 돌파 ‘눈앞’
VC업계 "회수 가능성·미래 성장잠재력 높아"
2019-09-09 01:00:00 2019-09-09 01: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벤처캐피탈(VC)이 초·중기 의료·바이오 업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임상 실패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주식시장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8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벤처캐피탈이 바이오·의료 업종에 투자한 신규 금액은 692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투자금액(8417억원)의 80%가 넘는 규모다.
 
바이오·의료 신규 투자금액은 지난 2015년 3170억원에서 △2016년 4686억원 △2017년 3788억원 △2018년 8417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라면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바이오·의료 업종에만 1조원이 넘는 신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캐피탈협회 관계자는 “중기부가 올해 벤처투자 목표치를 4조원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추세로 볼 때 바이오·의료 업종으로 1조원가량의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업종에만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ICT 제조업종의 신규투자 비중은 7.0%에서 올해 7월 기준 2.7%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전기·기계·장비와 화학·소재, 영상·공연·음반, 게임 등 대다수의 업종은 매년 투자비중이 축소되는 추세다. 벤처기업 관계자는 “초기 벤처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절실하다”며 “문제는 VC 심사역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업종이 아니라면 투자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규로 결성된 VC조합들의 투자분야도 바이오로 집중된다. 지난 7월 결성된 데일리파트너스, 스닉픽인베스트먼트, 메디톡스벤처투자,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등 대다수의 조합이 바이오에 투자할 계획이다. 일부는 세컨더리(Secondary) 혹은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한다.
 
VC업계는 회수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자금을 투자할 경우 회수 시점이나 방법까지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며 “바이오·의료 업종 가운데 기술력을 가진 기업은 추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으로 회수 실현성이 높아 투자가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경우 고밸류에이션으로 인한 조정과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초기기업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낮게 산정돼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본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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